구나리인턴기자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가 말년에 남긴 초상화 '리저양의 초상'이 경매에서 441억원에 팔렸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은 클림트가 사망하기 1년 전인 1917년에 그린 이 그림이 오스트리아 빈의 경매소인 임 킨스키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3000만유로(약 441억원)에 팔렸다고 보도했다. 이 그림은 오스트리아 빈의 부유한 사업가 집안인 '리저' 가문의 한 여성을 그린 초상화다. 이 그림은 미완성작이라 클림트의 서명이 없다. 또 그림의 주인공이 리저 가문의 어떤 여성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림 속 여성은 꽃무늬 상의를 걸치고 청록색 드레스를 입고 있다. 피부색은 밝고 짙은 색 곱슬머리를 가졌다. 그림의 주인공은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클림트의 작업실을 9번이나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림의 원래 소유주인 리저 가문은 유대인 가문이다. 이 때문에 나치 집권 시기에 박해를 받아왔다. 1918년 클림트는 사망했고, 리저 가문의 많은 사람이 박해로 희생되거나 오스트리아를 떠난 상황에서 제작 당시엔 클림트의 작업실에 있었던 이 그림의 보관처가 어디였는지를 설명할 만한 단서도 충분하지 않았다. 이 그림은 1925년 전시에 이 그림이 전시됐었다는 것이 흑백사진 증거로만 남은 채 행방이 묘연했다. 1960년대 중반부터는 오스트리아 한 가족의 소유로 전해져 내려오며 빈 인근의 한 저택 응접실에 걸려있었다고만 전해졌다. 이후 이번 경매에서 약 100년 만에 그림의 행방이 확실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 작품을 취급한 경매회사 측은 그림 소유주가 누구였는지를 밝히지 않은 채 "리저 가문의 법적 후계자들과 현 소유주 측이 지난해 공정한 해결책을 만들어 동의한 가운데 경매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림의 출처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치의 도난품이 됐었을 가능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치가 훔친 예술 작품을 작가들의 후손에게 돌려주기로 한 국제협약인 워싱턴원칙 때문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그림 자체에서 약탈이나 도난, 불법 압수되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클림트가 그린 다른 초상화 '부채를 든 여인'은 지난해 경매에서 8530만파운드(약 1460억원)에 낙찰되며 유럽 내 예술작품 최고 경매가를 경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