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4일(현지시간) 장 초반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테슬라 실적 발표에 이어 이날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의 실적 공개를 앞두고 기술주 랠리가 이어지며 나스닥 지수가 강세를 나타내는 흐름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9시33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3% 내린 3만8452.67을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13% 상승한 5077.2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55% 뛴 1만5783.02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저가 전기차 출시 확대 계획을 밝힌 테슬라가 10.6% 급등 중이다. 전날 테슬라는 올해 1분기 매출이 213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0.45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LSEG가 예상한 전망치인 221억5000만달러, 0.51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이지만 시장은 신차 출시 소식에 반응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테슬라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테슬라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비자와 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는 예상을 상회한 분기 실적 발표 후 각각 2.6%, 7% 넘게 오르고 있다. 보잉 역시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 공개 후 4.8% 이상 뛰는 중이다.
지난주 뜨거운 인플레이션으로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부진했던 증시는 이번 주 실적 장세에 접어들었다. 기업 실적에 대한 낙관론이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상쇄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 편입 기업 중 5분의 1 이상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했고, 이 중 4분의 3 이상이 전문가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을 공개했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솔리타 마르첼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강력한 실적 시즌은 시장의 신뢰 회복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는 이번 분기 S&P500지수의 주당순이익(EPS)이 7~9% 증가하고, 2024년 전체 이익이 9%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해트필드 최고경영자(CEO)는 "경제·정치 뉴스가 부정적이기 때문에 실적 시즌 전 시장이 취약해지는 건 일반적"이라며 "정보 공백 상태에서 하락세를 보인 후 나타난 전형적인 수익 랠리"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이날 공개되는 메타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 다음 날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이 실적을 내놓는다. 애플과 아마존은 다음 주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엔비디아는 다음 달 22일 실적을 공개한다.
25일에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 26일에는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도 발표된다. 특히 근원 PCE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올라 2월(2.8%) 대비 상승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석 달 연속 시장 예상을 상회한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가장 눈여겨보는 지표인 PCE 물가 지수에 따라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국채 금리는 오르고 있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3bp(1bp=0.01%포인트) 상승한 4.63%,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bp 오른 4.94%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보합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47달러(0.6%) 하락한 배럴당 82.89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35달러(0.4%) 밀린 88.0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