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비 내리는 날, 중학생은 ‘할배’들과 맞붙었다… 부산족구협회장기 대회 이야기

아들·아버지, 한팀 공격수로 출전

대회 주최한 회장이 직접 선수로

대한족구협회 “세계에 족구 한류”

아들과 아버지가 한팀으로 뛰는 스포츠를 아시나요? 중학생 팀과 60대 노년 선수들이 맞서 싸우고, 행사를 주최한 대회장이 직접 선수로 출전하는 대회를 보셨나요?

신라시대부터 유래된 민속 고유 전통구기 종목으로 알려진 ‘족구’가 이런 장면들을 연출한다.

현재 전국체전 정식 종목을 겨냥하는 엘리트 스포츠로 발전 중이고 남·녀·노·소 동호인이 만끽하며 전국의 동네 곳곳을 ‘파이팅’ 기합으로 채우는 대중 인기 운동이다.

대한족구협회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K-스포츠를 수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고 유럽의 체코와 동남아, 일본 등에서 한류를 탄 족구 바람도 서서히 일고 있다.

지난 7일 부산 을숙도체육공원에서 제6회 부산시족구협회장기 족구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벚꽃이 휘날리던 지난 7일 부산 사하구 하단동 을숙도 생태공원 축구장에서 제6회 부산시족구협회장기 족구대회가 펼쳐졌다. 축구장 1개 면을 10여개 코트로 나눠 출전팀들이 기량을 겨뤘다.

팀별 기량 수준에 따라 레벨이 분류된 J3~4통합부와 부산J5, 부산J6, 60대부, 여성부 등 91개팀이 5개 부문으로 나눠 각 팀 선수와 감독 700여명이 출전한 가운데 예선 리그와 결선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삼철 부산시족구협회 회장은 “엘리트든 동호인이든 우리에게 무한한 감동을 주는 매력있는 스포츠 축제가 펼쳐졌다”며 “4월 벚꽃처럼 기쁨과 웃음꽃이 만발하길 바란다”고 대회사를 알렸다.

박삼철 부산시족구협회장(왼쪽)이 직접 자신이 주최한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전날 서울에서 내려온 홍기용 대한족구협회장은 “민속 구기로 시작한 족구가 전 세계 뻗어가는 큰 그림에 소중한 붓 터치를 더하는 대회”라며 “부산 족구 페스티벌이 K-족구 세계화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힘줬다.

이번 대회에서 버팔로 팀(J3~4통합부)의 공격수인 이른바 ‘킬러’ 임효상 씨는 배구선수 출신으로 30대 나이고 곁에서 토스를 맡은 새터 임성준 씨는 50대로 효상 씨의 아버지이다. 부자 공격수들이 한팀으로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아버지(왼쪽)와 아들이 한팀으로 족구대회에 출전해 경기를 뛰고 있다.

"할아버지 한판 할까요". 4명이 한팀인 족구 경기에서 60대 선수가 3명이나 되는 버팔로 팀이 중학생 팀과 싸우기 전 주장끼리 인사를 나누고 있다.

또 다른 버팔로 팀(J6부)의 김춘모 이춘오 김학지 씨 등 대부분이 60대 노년층 선수로 10대 중학생 2개팀과 맞붙은 경기에서 모두 아깝게 패배해 분루(?)를 삼켰다.

팀 평균 나이가 거의 50여살 차이 나는 선수들의 ‘혈투’는 족구만이 갖는 재미를 선물했다. 최근 족구가 여성 사이에 주가가 오르면서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4개팀이 출전해 대회 열기를 더했다.

이번 대회 결과는 J3~4 통합부에서 울산하나A(울산)가 우승팀을 들어올렸고 J5부에선 상신A(부산 연제구), J6부는 낙동JC A(부산 사하구), 60대부는 BK족구(부산 서구), 여성부에선 유니크 A(부산 남구)가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부산시족구협회장기 대회에 출전한 여성팀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영남팀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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