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멋진 한국 남자, 무슨 말을 하는 걸까?' 한국어 배우는 일본 10대 급증 [日요일日문화]

日 TBS 드라마 '아이러브유'
한국인 배우·한국어 대사 인기
10~20대 젊은층 한국어 학습자 급증

최근 일본에서 TBS의 화요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가 말 그대로 대히트를 쳤습니다. 지난주 화요일에 최종회가 방영됐는데, 아직도 드라마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분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만나는 일본 친구들이나 지인이 이 드라마 이야기를 꺼낼 때면 제 어깨가 덩달아 으쓱하고 올라가는 기분인데요. 바로 한국 배우 채종협씨가 출연해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 덕분에 최근 한국어 배우려는 일본 젊은이들이 부쩍 늘어났는데요. 욘사마 이후 다시 부는 한국어 열풍을 소개한 재밌는 기사도 있더라고요.

오늘은 아이 러브 유가 만든 제2의 한국어 붐에 대해 소개합니다.

온천에서 한국의 '양머리'를 하고 사진을 찍은 아이러브유 주연들.(사진출처=아이러브유 X 공식계정)

이 드라마는 눈을 마주치면 그 상대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여자 사업가 모토미야 유리와 일본 대학에서 멸종 위기 동물을 연구하면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한국인 유학생 윤태오의 이야기입니다.

여성은 상대와 눈을 마주치면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데, 문제는 한국인 윤태오의 속마음은 본인이 전혀 알 수 없는 언어인 한국어로 들려 전혀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TBS가 이를 참 잘 구현했다고 생각하는데, 생방송에서는 태오의 속마음을 보여주는 한국어 내레이션을 일본어 자막 없이 그대로 내보냅니다. 생방송 시청자들도 한국어를 모르면 똑같이 알아들을 수 없는 거죠. 생방송이 끝나고 재방송에서는 일본어 자막을 달아주는데요. 시청자 몰입도도 높이고 재방송까지 보도록 유도하는 좋은 전략인 것 같습니다.

한국어가 쓰이는 상황은 이렇습니다. 태오가 일본어로 "저기, 화났나요?"라고 하자 유리가 "안 화났는데요"라고 대답하는 장면인데요. 그 뒤에 태오의 속마음이 한국어 내레이션으로 "엄청 화난 것 같은데"라고 나오는 식입니다.

TBS의 화요드라마 '아이러브유'.(사진출처=아이러브유 X 공식 계정)

이 때문에 "도대체 남자주인공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멋있다"며 한국어 배우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드라마의 한국어 대사를 담은 이모티콘까지 출시됐을 정도죠. 2003년 겨울연가를 계기로 1차 한국어 학습 붐이 있었고, 지금 그만큼의 붐이 일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었는데요.

일본 온라인 매체 마이도나 뉴스에 따르면, 외국어 학습 애플리케이션(앱) 듀오링고의 일본 회원 중 일평균 한국어 학습자 수는 2022년 대비 52% 늘었다고 합니다. 인기도 순위는 영어 다음으로 중국어나 프랑스어를 앞질렀다고 하네요. BTS 등 아이돌 그룹,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화제가 됐고, 그 인기는 이번 드라마로 더욱 달아오른 듯 합니다.

드라마 한국어 대사를 바탕으로 출시된 일본 라인 이모티콘.(사진출처=아이러브유 X 공식계정)

일본 사람이 한국어를 학습하는 이유로 가장 많았던 것이 '관심이 있어서'(29%) 였고, 그다음은 '사람과 이어지고 싶어서'(27%)였다고 하네요. 단순히 커리어, 여행 등을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한국 문화와 사회에 매료돼 언어를 배우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대신 한국어의 인기는 세대별로 차이가 나는 편입니다. 30대 이상에서는 연령대별 10~15% 사람만이 한국어를 선택하지만 20대는 26%, 10대는 37%가 한국어를 선택해 확실히 10~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어능력검정시험(TOPIK)의 직업별 수험자도 대학생이 30.5%로 가장 많았고, 연령대별로는 20대가 35.9%로 1위, 10대가 22.6%로 그다음을 기록했습니다.

여하튼 드라마 덕분에 일본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도 한국인 배우 채종협씨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요즘인데요. 모쪼록 이번 기회가 일본이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갖는 좋은 소프트 파워로 작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기획취재부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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