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은 기본, 가족 살해협박까지…'초3 딸이 받은 문자입니다'

한 커뮤니티에 학폭 신고해도 될지 사연 올라와
학폭 유형 중 사이버공간서 폭언 비율 높아

초등학교 3학년생 딸을 둔 학부모가 딸의 휴대전화에서 동급생이 보낸 욕설과 폭언 문자메시지를 발견했다며 학교폭력(학폭) 신고를 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사연을 공개했다. 공무원인 A씨는 2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딸아이가 겪은 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딸의 휴대전화 화면을 캡처한 사진 3장을 첨부했다.

초등학교 3학년생 딸을 둔 학부모가 딸의 휴대전화에서 동급생이 보낸 욕설과 폭언 문자메시지를 발견했다며 학교폭력(학폭) 신고를 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글에서 A씨는 "얼마 전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가 동급생으로부터 심한 욕설을 들었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조언을 구했다. A씨가 공개한 딸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A씨 딸의 동급생으로 추정되는 B씨는 "야 XX, 너 나랑 OO(게임)에서 똑같은 거 사지 말라고 개XX야", “진짜 네 애미 애비 죽여줘? XX 좋게 했더니 내가 만만하냐? 너 월요일에 학교 화장실로 와. 죽여줄게"라고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A씨 딸이 메시지를 빨리 읽지 않자 B씨는 "XX 읽으라고. 개보다도 못한 미친X아. 지금 안 읽으면 너 오늘부터 왕따 되고 여우라고 소문낼 것", "네 애미 애비한테 저주 퍼부을 거다"라며 폭언을 이어갔다. 해당 글을 본 다수의 누리꾼은 "무조건 신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이걸 본 부모가 얼마나 속상했을까", "요즘 애들 너무 무섭다" "무슨 초등학생이 욕을 저렇게 살벌하게 하나", "잠재적 범죄자 수준" 등의 의견이 잇따랐다.

자신을 교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교육청) 신고해 봤자 피해 학생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가해자를 벌주는 것이 초등학교에서는 특히 약하다"면서 "차라리 경찰 신고를 하거나 상대방 부모에게 말하고 사과받는 것이 낫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학교 폭력 검거자 중 초등생의 비율 증가 추세

경찰이 검거한 학교 폭력 관련자 중 초등학생 비중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자료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0년 전체 학교 폭력 검거자 1만1331명 중 초등학생은 572명(5.0%)이었는데, 2021년에는 전체 1만1968명 중 초등학생이 858명(7.2%), 2022년에는 1만4436명 중 1399명(9.7%)으로 점점 늘었다. [사진=아시아경제 김다희 기자]

경찰이 검거한 학교 폭력 관련자 중 초등학생 비중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찰청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0년 전체 학교 폭력 검거자 1만1331명 중 초등학생은 572명(5.0%)이었는데, 2021년에는 전체 1만1968명 중 초등학생이 858명(7.2%), 2022년에는 1만4436명 중 1399명(9.7%)으로 점점 늘었다.

특히, 학교 폭력 유형 중 학교 안팎과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는 욕설의 비중이 높았다. 여성가족부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실태조사'를 보면 2022년 '학교 안과 밖에서 욕설이나 무시하는 말을 지속해서 들음'을 경험한 학생은 1671명이었다.

'손·발 또는 물건으로 맞거나 그로 인해 다침'은 1000명, '돈이나 물건을 빼앗김'은 350명, '때리거나 괴롭히겠다고 위협을 당함'은 467명, '왕따를 당함'은 267명이었다. 사이버 공간상의 학교 폭력 실태로 '온라인에서 욕설이나 무시하는 말을 지속해서 들음'은 1218명, '온라인에서 괴롭히겠다고 위협을 당함'은 283명이었고, '온라인에서 사이버머니나 게임 아이템·데이터(와이파이 셔틀) 등을 빼앗김'은 233명으로 나타났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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