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령기자
경기둘레길 ‘양평 27코스’는 단월면사무소를 출발해 가현리입구, 용두교를 거쳐 갈운1리 증골정류장까지 걷는 10.4㎞ 구간이다. 예상 소요 시간은 4시간 28분이고, 난이도는 ‘중간’이다.
시작점인 단월면사무소에서 스탬프를 찍어보자. 시작 스탬프에는 나무에서 나오는 고로쇠 물 그림이 들어가 있다. 통일신라 말 도선국사가 좌선 후 무릎이 펴지지 않았으나 이 나무 수액을 마시고 호전됐다고 한다. 매년 봄 고로쇠 나무에 물이 차오르면 단월면에서 고로쇠 축제가 열린다.
단월면사무소를 출발해 몇 걸음 옮기면 늙은 느티나무 여러 그루가 보인다. 이 중에는 수령이 600년도 넘는 나무가 있다. 마을을 보호하기 위한 수구막이로 추정된다. 정자 하나도 만날 수 있다. 고려 말 처음 세웠다는 보산정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차례 중건했다. 지금의 마루는 1955년 축조한 것이고, 기둥과 벽은 1974년 복원한 것이다. 맞은편에는 박원겸 신도비가 있다. 고인이 쌓아온 평생 행적을 기록해 묘소 앞에 세우는 비석을 신도비라고 한다. 박원겸 선생은 1514년 문과에 급제해 이조참판 등을 지낸 인물이다.
단월면은 산이 높고 골이 깊은 동네여서 너른 들판이 없는 지형이다. 이에 물가 자투리땅도 논밭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걸음은 흑천을 따라가게 된다. 흑천은 강원 횡성과 경계인 청운면 도원리 성지봉에서 발원한다. 길이는 37㎞나 된다. 양평군 허리를 가르며 흐르다가 남한강과 합쳐진다. 용문면 거무내마을 냇물에 검은 돌이 있어 물빛이 검다 보니 ‘흑천(거무내)’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강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계속 발걸음을 옮겨보자. 용두교를 지나 용두천과 걷게 된다. 작은 공원, 마을 길 등을 구경하는 재미를 느끼다 보면 어느새 갈운1리 증골정류장에 도착한다. 이곳에 있는 도착 스탬프에는 반딧불이 그림이 그려져 있다. 물 맑은 양평에서는 여름이면 밤하늘을 수놓은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