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령기자
중국 관영매체가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SK하이닉스에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중국이 미국에 맞서 ‘한국 끌어들이기’에 힘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왼쪽부터)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장관. [사진 제공=중국 상무부 홈페이지]
중국 인민일보 계열의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5일 논평을 통해 중국발전포럼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언급하며 “SK하이닉스에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중국에서 ‘더 큰 성공’을 이루겠다는 결심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타임스는 “곽 사장의 방문은 한국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생산 장비 중국 수출 제한에 협조할 것인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민감한 시점에 이뤄졌다”며 “우리는 이 소식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만약 한국이 이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면 한국 기업의 이익을 해치기보다는 보호하는 이성적인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중국은 중요한 반도체 소비국이고, 글로벌 제조업체들은 거대 중국 시장을 놓치면 생사가 걸린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며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SK하이닉스는 중국에 계속 투자하고 첨단 반도체를 더 개발해야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타임스는 “한국이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 기업에 더 큰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중국에 자유롭게 투자하도록 허락하고,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하길 바란다”며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한을 계속한다면 한국 기업은 중국 현지 공급망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지난 22일 곽 사장과의 만남에서 SK하이닉스가 중국 투자를 계속 늘리고, 중국의 고품질 발전이 가져올 성장 기회를 공유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이에 곽 사장은 “중국은 SK하이닉스의 가장 중요한 생산 거점이자 판매시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도 중국에 뿌리 내려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중국 내 사업을 끊임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