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노령화…'디지털 복지' 앞서 '정보 격차' 해소돼야

에자이 '시니어 복지 디지털 전환' 심포지엄

"시니어 복지의 디지털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정보 격차의 해소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시니어를 위한 복지 서비스에도 앞다퉈 디지털 서비스가 결합한 '디지털 복지' 시대가 시작됐다. 다만 고령층의 디지털기기에 대한 사용성이 떨어지는 등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가 2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염다연 기자]

지난 21일 오후 한국에자이 주최로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시니어 서비스 디지털 전환의 새로운 가능성 심포지엄'에서는 이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심포지엄의 첫 발표를 맡은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고령층의 복지가 어떻게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는지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됐고, 정부도 차세대 정보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돌봄 서비스를 빠르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디지털 정보 격차를 겪는 시니어를 위해 복지관 등에 디지털 기기를 보급하고 교육과 체험의 기회를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기에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고령자들에게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여유로운 시간이 없기 때문에 마음이 급하다"며 "시니어라는 소비자 집단에 대한 많은 연구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정보 격차는 정보의 접근하는 기회와 능력에 따라 개인의 사회·경제적 격차까지 벌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한국지능정보사회교육원에 따르면 일반 국민을 100%로 놨을 때 60대와 70대 이상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각각 75.6%, 55.6%에 그쳤다. 20대가 127.2%로 나타난 데 비해 격차가 심각하다.

김영주 가천대 바이오의료기기학과 교수는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그는 "노화는 불가피한 현상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어르신들에게 가르치려는 관점이 옳은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먼저 디지털로 계획한 후에 노인들에게 끼워 맞추면서 격차가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며 "사용자는 아날로그로 느끼더라도 공급자는 디지털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일본의 택시 승강장에는 공중전화가 있다. 이 전화기를 들고 목적지를 이야기하면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택시를 배차해주는 시스템이다. 김 교수는 "전화기 안에서 어떤 디지털 방식이 구현되는지는 쓰는 사람들이 알 필요 없이 모두에게 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고령층 복지 서비스 및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들의 발표에서도 앞으로 디지털 정보 격차를 줄이거나 새로운 관점에서의 접근을 시도해나가겠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형원 한국에자이 차장은 디지털 헬스케어가 고령층의 필수 도구가 될 것을 고려해 어르신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뇌 건강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어르신들의 인지기능 저하 정도를 손쉽게 파악하기 위해 뇌 건강 검사 도구인 코그메이트를 활용하고 있다"며 "간단한 화면 구성과 직관적인 화면으로 검사가 가능해 어르신들도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자이는 코그메이트를 포함한 뇌 건강 사업을 기반으로 지난해부터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와 함께 '뇌 건강 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바이오젠과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레켐비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스마트 경로당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DKI테크놀로지의 유호영 부장은 ‘스마트 경로당을 통한 시니어 서비스 디지털 헬스케어 전환’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스마트 경로당은 디지털 소외현상을 해결하고 더 나은 삶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구축되고 있다"며 "키오스크 교육 체험과 화상 플랫폼을 활용한 헬스케어 등을 통해 어르신들이 스스로 디지털을 다루고 건강 습관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도 스마트 경로당에서는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통한 건강 측정, 스마트 TV를 통한 노래 교실, 모션 인식 기반의 어르신 맞춤형 운동 콘텐츠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유 부장은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건강 불평등과 디지털 정보 격차를 감소시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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