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과속을 막기 위하여 도로 위에 만든 둔덕을 스피드 범프(speed bump) 또는 ‘도로 위의 범프(a bump in the road)’라고 한다. 자동차로 범프 위를 지나가면 차체가 흔들린다. 범프가 높다면 차체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인생을 자동차 여행에 비유하면 ‘도로 위의 범프’는 한번 넘어가면 끝나는 일시적 어려움이나 도전을 의미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신경외과 전문의 폴 칼라니티는 레지던트 과정을 막 끝낸 36세 때 폐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생존 가능성은 5퍼센트였다.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 폴은 크게 낙담했다. 앞날이 창창했던 의과대생에서 하루아침에 죽음을 걱정해야 하는 환자가 되었다. 아내와 함께 그렸던 미래의 삶은 신기루가 되었다. 더구나 아내는 임신 중이었다. 자신의 아이가 세상을 향해 오고 있을 때 그는 세상을 떠나야 할지 모르는 운명이었다. 그러나 폴은 생명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수차례의 항암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의사가 아니라 환자 입장에서 투병기를 썼다. 투병기는 2016년에 <숨결이 바람 될 때(When Breath Becomes Air)>라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안타깝게도 폴은 책이 출간되기 몇 달 전 세상을 떠났다. 회고록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i>이것은 ‘도로 위의 범프’일 뿐이야. 지금 가는 길을 계속 갈 수 있어.</i>
(중략)
인생은 범프의 연속이다. 모든 일이 잘돼가는 듯할 때 느닷없이 ‘쿵’ 하고 도로에 둔덕이 나타난다. 사업, 건강, 인간관계 등 모든 면에서 범프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그럴 때 부정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넘지 못할 벽에 부딪혔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조금 흔들리더라도 넘어가면 그만인 범프로 본다. 결국 마음먹기 나름이다. 지금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면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그리고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이건 도로의 범프일 뿐이야.”
-이창수, <라이프 레슨>, 사람in,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