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바이든, 경제 성과 대신 대기업 '공공의 적' 지목해야'

"노동 계급 대변 진보적 의제 제시해야"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임기 동안 경제적 성과보다는 경제적 불평등에 초점을 맞추고 대기업을 '공공의 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샌더스 의원이 작년 가을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 및 고위 보좌관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샌더스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중에게 현재 경제 상황에 만족하라고 설득하기보다는 대중의 불만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평등 정책 실현에 반대하는 대기업이나 제약사를 파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공공의 적'을 지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샌더스 의원은 대통령 집무실에 걸려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가리키며 그의 연설을 인용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1937년 연설에서 "나는 국민의 3분의 1이 제대로 된 집이 없고, 입지 못하며, 먹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본다"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은 WP에 면담 내용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현재 미국의 이례적인 '버블 경제' 상황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실업률도 4% 밑으로 떨어지는 등 긍정적인 지표를 보이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원 중 다수는 바이든 정부가 달성한 것을 설명해야만 대중이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는 일반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노동 계급을 대변하는 진보적인 의제를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상·하원에서 과반수를 확보하면 임기 초반 몇 달 내 이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자랑스러워할 것이 많다"며 "이러한 성과를 자랑스럽게 얘기해야 하지만, 미래 지향적인 의제를 명확히 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7일 연두교서에서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노인을 위한 처방 약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등 공격적인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샌더스 의원은 과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상원의원으로 재직하며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함께 경쟁하기도 했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