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의협 전·현직 간부 5명 압수수색

'의료대란' 관련 첫 강제수사
6일 소환 통보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의료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이 의료계 집단행동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합동브리핑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박성재 법무부장관, 신자용 대검차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경찰이 '의료대란' 이후 처음으로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들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시한이 지난 지 하루 만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일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강원도의사회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내 비대위 사무실,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 사무실, 강원 춘천시 강원도의사회 사무실과 이들의 자택 등지에 수사관을 보내 휴대전화와 PC,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제시한 영장에는 압수수색 대상으로 '범죄사실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 단체행동 추진 및 논의 과정에 관한 자료'가 적시됐다. 구체적으로 의협 회의록과 업무일지, 투쟁 로드맵, 단체행동 지침 등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시작한 압수수색은 오후 5시께까지 7시간 30분 동안 진행됐고 변호사 입회 하에 이뤄져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번 강제 수사는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7일 김 비대위원장 등 5명을 의료법 위반과 형법상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의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들이 전공의의 집단사직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집단행동을 교사하고 방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전공의들이 소속된 수련병원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판단이다.

경찰은 고발 접수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사건을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로 배당한 데 이어 이틀 만에 압수수색에 나서며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했다. 한때 임현택 회장이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문이 의료계에 돌았으나 이날 연행되거나 체포된 인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압수수색에 이어 출석 요구까지 빠른 속도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원칙 대응'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지난달 29일까지 업무에 복귀할 것을 요청하며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해 면허정지 처분과 사법절차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3·1절 연휴가 끝나는 4일부터 미복귀자 수를 파악해 경찰에 고발하면 경찰이 피고발인에게 즉시 출석요구서를 보내는 등 정식 수사 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자본시장부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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