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정서 커지는 네덜란드, 아프리카 이민자집단간 폭력사태

'에리트레아' 출신 두 집단 갈등 격화
반 정부파 vs 친 정부파 유혈사태 커져

네덜란드 서부 헤이그에서 아프리카 이민자 집단 사이 충돌이 벌어졌다. 폭도는 차량을 파손하고 거리에 불을 질렀으며, 진압을 위해 출동한 경찰도 공격했다. 네덜란드는 적극적인 이민자 정책을 펼치며 인구를 늘려왔지만 이민자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빈번해지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고 반이민정서가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 도시를 공포로 몰아넣은 혼란도 아프리카 대륙의 작은 나라인 '에리트레아'에서 시작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유럽 매체는 헤이그에서 일어난 폭동을 집중 조명했다. 폭동은 두 이민자 집단 사이 다툼에서 시작됐는데, 다툼은 삽시간에 본격적인 분쟁으로 격화했다고 한다.

에리트레아 출신 이민자 간 다툼이 폭동으로 격화한 네덜란드 헤이그 거리 모습 [이미지출처=엑스(X) 캡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난장판이 된 헤이그 사진 및 영상들이 다수 게재됐다. 폭도들은 상가의 유리창을 깨고 차량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경찰까지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 경찰은 최루탄으로 폭도들을 진압했고, 소방 당국은 거리로 번진 불을 진압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놀랍게도 혼란의 중심이 된 폭도들은 모두 한 나라 국민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 홍해 연안에 인접한 작은 국가인 '에리트레아' 출신 난민들이다. 이 나라는 1993년 에티오피아로부터 독립한 뒤 30년에 걸쳐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대통령이 독재 중이다.

아프리카 홍해 연안 인접국인 에리트레아 [이미지출처=구글 지도]

현재 에리트레아 정권은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언론의 취재도 차단한 채, 국민의 인권을 탄압하는 가혹한 폭정을 벌이고 있다. 이를 참지 못한 국민들은 목숨을 걸고 고향을 떠났으며, 그중 일부는 네덜란드 등 유럽을 새 보금자리로 삼았다.

그러나 유럽에서의 새 삶도 녹록치는 않았다. 유럽 내 에리트레아 커뮤니티는 반(反) 정부파와 정부 지지파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인 탓이다. 이번 폭동은 에리트레아 정부를 반대하는 이민자들의 회의 장소를 친(親) 정부파 집단이 급습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리트레아 출신 이민자들 사이의 갈등이 유혈 사태로 번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에리트레아 문화 축제'가 열린 당시에도 폭력 사태가 촉발돼 폭동 진압 경찰이 출동한 바 있다.

이슈2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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