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영국 대영박물관에 보관된 모아이 석상을 두고 칠레인들이 격분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BBC는 "대영박물관이 칠레의 모아이 석상 반환 운동에 맞닥뜨렸다"며 "누리꾼들이 박물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몰려가 '모아이 석상을 돌려달라'는 댓글을 연달아 달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동안 해당 계정에 ‘모아이를 돌려달라’는 댓글 세례가 이어지면서 결국 댓글 기능이 막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들.
이번 운동은 1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칠레의 유명 인플루언서 미케 밀포르트가 최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모아이 반환 댓글 달기’를 제안하면서 나타났다. 그는 주기적으로 모아이 석상 반환 문제에 관심을 표현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아이는 칠레령인 이스터섬에서 발견된 1000개 이상의 고대 석상으로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아직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이스터섬 원주민 ‘라파 누이’는 모아이를 조상의 영혼을 지닌 신성한 존재로 여긴다. 칠레인들은 ‘도둑맞은 친구’라는 뜻을 가진 '호아 하카나나이아' 석상과 이보다 작은 크기를 가진 '하바' 석상 등 두 점의 반환을 박물관에 요구하고 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아이 석상 반환 운동에 지지를 표한다"고 밝혔다.
해당 석상들은 이스터섬이 칠레에 합병되기 이전인 1869년 리처드 파월 영국 해군 제독에 의해 빅토리아 여왕에게 선물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빅토리아 여왕은 석상들을 대영박물관에 기증했다.
다만 박물관 측은 계정 게시물들의 댓글 기능을 비활성화하면서 “토론은 언제나 환영이지만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한 균형 잡힌 토론이 돼야 한다”며 “라파 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는 원주민 지역 사회에서 런던을 여러 번 방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