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LGU+서 100억 투자' 포티투마루 '거대언어모델 고도화로 글로벌 승부'

LLM 사업 이후 B2B 사업도 구상
한컴·하나증권서도 투자유치
"글로벌 시장서 SaaS 제공하는 것이 목표"

인공지능(AI) 전문 스타트업 '포티투마루' 이름에 들어가는 숫자 '42'는 현대 SF의 고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따왔다. 책 속 슈퍼컴퓨터 '딥 소트(Deep thought)'는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궁극적인 해답'을 묻는 말에 "42"라고 답한다.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에서 하나의 정답을 찾아내는 QA(Question answering) 및 TA(Text Analytics)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포티투마루의 정체성을 잘 담아내고 있는 숫자다. 산꼭대기를 의미하는 ‘마루’까지 합쳐져 QA 분야에서 최고가 되자는 의미를 담은 회사명에는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의 의견이 반영됐다. 포티투마루는 챗GPT와 비슷하면서도 기업 업무에 쓸 수 있게 오류를 최소화하고 보안을 강화해 도메인을 특화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LG유플러스를 비롯해 한컴 등 국내 유수기업들의 투자를 받으며 주목받는 AI 스타트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포티투마루(42Maru) 김동환 대표.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지난 22일 서초구 포티투마루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최근 LG유플러스의 100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유치한 것과 관련해 "감사한 마음이 든 한편 더 큰 숙제를 받은 느낌이다"며 "(우리를) 믿고 협력을 위한 투자를 받은 것인 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김 대표와 구성원들은 '포티투마루'의 '42'를 찾기 위해 부지런히 고민하고 있다. LG유플러스와의 협력에서 포티투마루는 거대언어모델(LLM)을 공동 연구개발(R&D)하고 상용화, 고도화하는 작업까지 함께한다.

LG그룹의 초거대 AI 엑사원에 기반한 LG유플러스의 LLM 익시젠과 포티투마루가 그간 개발해 온 기술 MRC42, RAG42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딥러닝 기반 기계독해 솔루션 MRC42는 스탠퍼드대가 주관한 글로벌 기계독해(MRC) 경진대회에서 구글 AI팀과 공동 1위를 거머쥔 기술이다. 경진대회는 쉽게 말하면 문제를 내주고 각 사가 개발한 기술들이 답을 얼마나 잘 찾는지를 본다. 당시 인력은 다른 글로벌 기업에 비해 부족했지만 엠파스와 SK커뮤니케이션에서의 검색 관련 경력과 노하우도 큰 역할을 했다. 김 대표는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며 전달하는 '할루시네이션'을 최소화해 (LLM의) 정확도를 높였다"고 했다.

RAG42는 LLM에 쓰일 재료를 잘 다듬어주는 기술로 보면 된다. 가령 LLM의 대표 격으로 불리는 챗GPT를 예시로 들자면 챗GPT에 질문에 대한 답이나 요약을 요구할 때 답을 찾기 위해선 그에 적합한 자료나 문서들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정제해서 집어넣는 역할을 RAG가 하는 것이다. 포티투마루는 RAG42를 통한 정제된 자료를 바탕으로 더 좋은 정답을 도출해낼 수 있다.

포티투마루(42Maru) 김동환 대표.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김 대표는 LG유플러스에서 LLM이라는 1단계 사업 이후 2단계로 B2B(기업 간 거래) 관련 사업 구상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기업들을 상대로 디지털전환(DX), AI전환(AX) 기반으로 사내 시스템과 업무환경을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여기엔 기업 특화 QA·TA 플랫폼을 개발해왔던 경험이 큰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포티투마루는 전자, 통신, 조선해양, 자동차, 금융 등 전 산업에서 AI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가령 조선업계의 설계문서 초안 만드는 작업이나 설계도 정합성 체크, 일반인들을 위한 법률계약서상 독소조항 등 정합성 체크를 AI가 대신하는 식이다.

김 대표는 "완전히 다른 일을 하고 싶어 은퇴를 고민한 적도 있지만 AI가 인류 생활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해 뛰어들었다"며 "LLM이 아니더라도 AI 기술이 생활 곳곳에 접목되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 대표는 "서비스 품질과 성능은 자부할 수 있다"며 "AI 기술이 있더라도 상용화는 다른 문제이기도 한데, 20년 이상 대형 포털에서 일해왔던 인력들을 바탕으로 상용화를 이끌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한글과컴퓨터로부터도 투자를 유치 받아 한글 문서를 바탕으로 한컴 프로그램 안에서 질의응답, 요약 등을 해주는 LLM을 개발하려고 한다. 하나증권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도 받았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포티투마루의 '42'는 글로벌 시장에 있다. 포티투마루는 2020년부터 기업공개(IPO) 주관사를 선정했지만 이후 필요한 노력과 시간을 아직은 글로벌 시장에 쏟아야 한다고 생각해 그 시점을 고민 중이다. 현재 영국에서 '사이트버니'라는 신규 서비스를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모든 홈페이지를 대화형 챗봇 형태로 만들어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많은 사이트를 검색할 필요 없이 대화창에 입력하면 찾아주는 서비스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테크스타의 후속투자 유치도 검토 중이다. 김 대표는 "최종 목표는 IPO가 아닌 이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비즈니스"라며 "한국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B2B·B2C(소비자·기업 간 거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i>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1999년 엠파스 검색개발실 및 검색기획실 실장, 2007년 SK커뮤니케이션 검색사업본부장을 거쳐 2015년부터 포티투마루 대표이사로 지내고 있다. 포티투마루를 이끌며 스탠퍼드 대학이 주관하는 MRC 경진대회에서 구글 AI팀과 공동 1위를 달성하는 등 국제 경진대회에서 수상을 이뤄냈으며, 국내·외 전산업 분야로 AI 플랫폼을 확장 중이다.</i>

산업IT부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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