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겨울철 전기장판과 관련한 화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에도 경기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전기장판을 켜둔 채 외출했다가 과열로 불이 나 이웃 주민 3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진 바 있다.
경기 부천소방서는 지난 21일 오전 6시 15분께 원미구 심곡동 9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4층 주민이 쓰레기를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다 연기를 발견하고 "고무 타는 냄새가 난다"며 119에 신고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3층 집 안에서 전기장판과 매트리스가 타 30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났으며, 이웃 주민 32명이 놀라 대피해야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관 42명과 펌프차 등 차량 14대를 투입해 22분 만에 불을 껐다. 소방당국은 전기장판이 켜진 상태에서 라텍스 소재인 매트에 열이 축적돼 불이 난 것으로 보고 화재 경위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3층 거주자는 외출한 상태였다"며 "과열로 인한 화재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전기장판으로 인한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5일 전북 남원시 사매면의 한 단독주택에서도 전기장판 과부하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해당 주택 안방 내부에서 6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사망원인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겨울철 필수품으로 꼽히는 전기장판으로 인한 화재 사고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전기안전공사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최근 3개년 전열기구(전기장판·방석 등) 화재 건수는 ▲2021년 179건 ▲2022년 242건 ▲2023년 257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전기장판 화재 사고는 주로 고열에 취약한 라텍스 매트리스 위에 전기매트를 놓고 쓰는 등 사용상 주의사항을 지키지 않아 일어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또 미사용 시 전기매트를 장기간 접어서 보관하는 경우, 열선의 접힘 부위 손상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는 상황도 있다.
전기장판 화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올바른 사용법을 숙지하여 안전하게 사용해야 한다. 우선 전기장판, 전기방석 등의 전열 기구를 구입하기 전 반드시 안전인증(KC마크)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사용 중 손상된 부분이 있다면 수리하거나 교체하는 편이 안전하다. 전기제품 사용 전에는 온도조절기, 스위치 등의 등 파손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또 전기장판을 라텍스 재질의 침구류와 함께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장시간 사용할 경우 라텍스에 열이 축적돼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장판을 보관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무거운 물건을 올려두거나 습기가 있는 곳에 보관하면 위험하다. 꺾인 상태로 보관하는 것도 화재 위험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