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조기 금리인하, 월가의 '가장 어리석은' 베팅될 것'

금리선물시장, 3월 인하 기대감도 50% 미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둘러싼 시장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올해 월스트리트의 가장 어리석은 베팅이 될 것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때 80%에 육박하던 금리선물시장의 3월 인하 기대감도 50% 미만으로 꺾였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마켓 라이브 퍼스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6.4%는 '가장 어리석어 보이는 거래'로 Fed가 조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베팅을 꼽았다. 이어 달러 매도가 20.5%, 원유 반등이 13.2%였다. 블룸버그는 "대담해진 강세론자들이 Fed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피벗을 둘러싼 추측으로 너무 멀리 가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의 불안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르면 3월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도 이미 한풀 꺾인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현재 Fed가 1월 동결 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41%가량 반영 중이다. 일주일 전 80%대에서 확연히 낮아진 수치다. Fed의 첫 금리 인하 시기를 5월로 늦춘 것이다.

이는 올해 첫 통화정책 결정이 이뤄지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Fed 당국자들로부터 시장의 3월 금리 인하 기대가 과하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잇달아 쏟아진 탓으로 평가된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9일 "금리 인하가 코앞으로 다가왔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역시 오는 3분기에야 첫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BC 브루윈 돌핀의 자넷 무이 시장분석책임자는 일부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재가속화, 여전히 탄탄한 미국의 고용지표 등이 향후 통화정책 향방을 주시하는 시장의 기대심리에 중요한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의 조기 금리인하, 인하 횟수 전망은 연착륙(Soft landing) 전망과 양립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제지표가 악화할수록 경제 전망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동시,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감은 커지는 상황을 꼽은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3분의 2 이상은 작년 말 확인된 뉴욕증시 랠리가 이제 나쁜 징조처럼 보인다고 답했다"면서 "앞서 시장 참여자들이 너무 빨리 낙관적으로 변했다는 증거"라고 짚었다. 작년 말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확산하며 리스크 오프에서 리스크 온으로 시장 심리가 급격히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 매체는 응답자들이 여전히 채권(46%)보다 주식(54%)을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작년 11월 대비 주식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는 덜하다고도 짚었다.

자산운용사 밀러 타박의 매트 메일리 수석시장전략가는 "증시는 오늘날 높은 밸류에이선 수준을 유지하기 훨씬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너무 많은 투자자가 금리 인상의 끝과 금리 인하의 시작을 '공짜 돈의 시대(era of free money)로의 복귀'와 동일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1월15~19일 실시됐다.

이번 주에는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4분기 성장률 속보치,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이 공개된다. 1월 FOMC를 앞두고 Fed 당국자들이 공개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 만큼, 투자자들은 이들 지표를 통해 향후 경제와 통화정책 향방을 가늠하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6일 공개되는 작년 12월 근원 PCE는 전월 대비 0.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전월 오름폭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3% 올라 둔화세를 보일 전망이다. 하루 앞서 공개되는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1.9%안팎으로 둔화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이번 주에는 테슬라, 인텔, IBM 등 빅테크를 비롯한 기업 실적 발표도 예정돼있다.

국제부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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