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준기자
'친명계' 인사로 꼽히는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성희롱 논란 끝에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일련의 사태에 대해 엄격히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지 약 3시간 만이다.
현 부원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의 도전은 여기에서 멈춘다"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당원과 지지자의 격려 덕분이었다"고 덧붙였다.
현 부원장은 비명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의원의 지역구 성남 중원구 출마를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말 성남 지역의 한 술집에서 지역정치인의 여성 수행비서를 상대로 "너희 부부냐", "너네 같이 사냐" 등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사건이 불거진 뒤 현 부원장은 피해자 측에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피해자가 2차 피해를 호소하면서 비판 여론이 확산했다.
이후 현 부원장과 피해자가 수행하던 지역정치인이 작성한 합의문이 공개됐는데, 이는 피해자의 동의를 얻지 못한 합의문이어서 논란이 더욱 가중됐다. 더구나 해당 합의문에 피해자의 실명까지 그대로 적혀 있어 2차 가해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현 부원장은 최종적으로 확정된 합의문이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피해자 측은 "또다시 당했다는 생각에 참 씁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건 발생 이후 이재명 대표는 당 윤리감찰단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이어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민주당 공관위원장으로서 성남 중원구 현근택 예비후보자에 대한 일련의 문제에 단호하고 엄격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친명계 인사들이 잇따라 성비위 논란에 휩싸이면서 민주당의 총선 채비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앞서 강위원 당대표 특보는 성추행 논란으로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 후보 검증 신청을 자진 철회하며 출마를 포기했다. 이어 현 부원장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인데, 정봉주 전 의원의 경우 총선 출마 의지를 꺾지 않고 버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