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기자
"여기가 엄마 회사야?"
2024년 새해 첫 영업일인 지난 2일 오후 1시,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코니바이에린(코니) 사무실에 8명의 아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워킹맘 직원들이 자녀와 함께 사무실로 나오는 ‘자녀 동반 오피스데이’를 맞아 아이들과 함께 출근한 것이다. 겨울방학과 어린이집 휴무로 보육 공백이 생겨 직원들의 고민이 커지자 회사가 처음 실시한 행사였다.
만 5세부터 초등학교 1학년까지 총 8명의 아이는 이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엄마들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안 꽉 찬 스케줄을 소화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날 특별 초빙된 방문 선생님과 아이들은 직접 에어 글라이더를 손으로 만들고 색연필로 외형을 꾸며 이곳저곳에 날렸다. 휴식 시간에는 엄마들과 함께 간식을 먹었다. 또 사무실 근처에 있는 미술학원과 연계해 아이들이 다 같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가졌다. 학원에서 사무실로 돌아온 아이들은 오후 6시 퇴근한 엄마들과 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이 행사의 핵심은 직원인 엄마가 일과 육아를 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었다. 엄마와 아이가 사무실이라는 한 공간에 있지만,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지 않도록 했다. 아이들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사무실을 오가며 마주칠 때면 서로 반가워했고, 특히 아이들의 머릿속에 ‘일터에서의 멋진 엄마’가 각인됐다는 게 참가자들의 후기다.
코니바이에린이 오피스데이를 시범적으로 기획한 건 워킹맘·대디가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옵션을 하나 더 구축하기 위해서다. 전면 재택근무 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집에서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으나 동료들과 대면 회의가 필요한 순간이나 재택근무 도중 집에서 돌봄을 대신해줄 사람이 없어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별도의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딸이 있는 송명진 코니 브랜드그룹 리드는 "오프라인 미팅이 있을 때 아이의 등·하원이 애매하다면 사무실에 데려갈 생각"이라면서 "아이가 방문하는 상황을 기본 옵션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데리고 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전면 재택근무 중인 코니가 창업 6년 만인 지난해 12월 사무실을 마련하면서 직원들에게 예고돼 있었다. 임이랑 코니 대표는 "오피스 인테리어를 할 때 구성원들이 필요시 아이를 잠깐씩 데리고 오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신경을 썼다"면서 "오피스데이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육 공백이 생길 때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