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종섭정치사회 매니징에디터
4·10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99일 앞으로 다가왔다. 격동하는 민심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빠르게 변하는 정세와 경제·기술 변화 속에서 승패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앞으로도 몇 번의 출렁임이 예상된다. 총선 결과는 향후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예측케 하는 바로미터다.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총선은 2027년 대통령 선거를 향한 잠룡들의 용틀임이 시작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에게 분수령과 같다. 승리하면 여세를 몰아 집권 후반기를 힘있게 밀고 갈 추진력을 확보한다. 그러나 패배하면 야당의 공세에 시달리면서 내부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10 총선은 여야 모두 국민으로부터 '평가' 받는 성격이 있다. 여권에게는 집권 3년 차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중간평가'다. 야권에게는 다수 의석을 장악한 '의회 권력에 대한 평가'가 있다. 어떤 평가가 더 강하게 작동할 것인지를 둘러싼 여야의 프레임 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제2의 2022년 대선'이 펼쳐지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지도부를 갈아치우며 총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는 김경률·구자룡 등 2040세대 비정치인 출신 인사들을 비대위원으로 선임했다. 평균 나이 44.4세. 향후 진행될 공천에서 대대적인 쇄신과 세대교체를 할 것임을 공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하며 발 빠르게 총선 준비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 탈환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정권 견제론'이 우세하다. 시사저널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지난해 12월 11~12일 전국 성인 2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정부 견제론'은 53.9%였다. '정부 지원론'(39.7%)보다 14.2%p 앞섰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53%,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9%였다.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 1017명 대상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조사. 응답률은 14.6%,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민주당은 '정권 견제론'을 오롯이 받아 안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에 뒤지는 경우도 있다. 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총선은 기본적으로 중간평가일 수밖에 없어 여당이 불리하다. 다만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은 여당이 야당보다 높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상황이기에 구도와 판세 흐름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구도와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것은 신당의 파괴력이다. '이준석 신당'은 가시화했고, '이낙연 신당'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금태섭·양향자 신당도 이들과 함께할 가능성이 크다. '신당' 세력이 어느 쪽 표를 잠식하느냐는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3000표 내로 승패가 갈린 지역구가 18곳, 5000표 차 내로 승패가 갈린 곳은 29곳에 달했다. '신당'은 수도권, 20~30대, 호남의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변수와 관련해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여야의 쇄신 경쟁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동국대 정치학과 박명호 교수는 "누가 쇄신, 통합,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주느냐와 선거제도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정되느냐가 남은 변수"라고 전망했다. 윤태곤 실장은 "야당의 변수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라고들 하지만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는 수급 불일치"라고 진단했다. 출마하려는 이들이 너무 많아 불안 요소가 커지며 원심력이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