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얇아진 美, 中쇼핑앱에 몰려…일일 배송량 100만개'

中쉬인도 급성장하며 아마존 위협
美엣시, 직원 11% 감원 결정도

인플레이션으로 지갑이 얇아진 미국의 소비자들이 저렴한 제품 위주의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몰리고 있다. 가격 경쟁에 밀린 아마존 등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6일 중국 제일재경신문은 물류 데이터 분석업체 쉽매트릭스의 조사치를 인용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테무(핀둬둬)의 미국 내 일일 평균 배송량이 100만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현지 하루치 물류량의 1.2%에 불과하지만, 테무가 시장에 진출한 지 1년여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진전이라고 제일재경신문은 평가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테무는 지난해 9월 미국 시장에 뛰어든 이후 두 달 만에 앱스토어 1위를 차지했다. 시장분석기관 블룸버그 세컨드메저 보고서에 따르면 테무의 올해 11월 매출은 전월 대비 29% 늘었다. 앱 산업정보 플랫폼 비즈니스오브앱스는 테무의 월별 총 거래액이 올해 말까지 10억달러(약 1조297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다른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쉬인에는 수천 명의 아마존 판매자가 합류해, 현재 미국 최대 패스트패션 판매 플랫폼으로 급성장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엣시는 최근 직원의 11%를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조시 실버먼 엣시 CEO는 "테무와 쉬인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존은 쉬인이나 테무와의 가격경쟁을 포기한 상태다. 제일재경은 "아마존은 업계 최저가격을 염두에 두고 시장 조사를 하고 있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테무와 쉬인의 특정 유사 제품에 대한 가격 비교는 실시하지 않는다"면서 "이들 경쟁사에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아마존은 15달러 미만의 의류 품목에 대해 판매자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17%에서 5%로 낮추기로 했다.

제일재경은 또한 미국인들이 쇼핑을 위해 빚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추수감사절(11월 넷째 목요일) 직후 월요일인 쇼핑 시즌 '사이버먼데이'에 미국 소비자들의 할부 대출 이용금액이 670억달러로 전년 대비 16% 급증했다고 추산했다.

여기에 제일재경은 뉴욕 연방준비은행 자료를 인용해 올해 3분기에만 미국 내 신용카드 미지급 금액은 480억달러로 전년 대비 약 4.7% 증가했고, 총액은 1조800억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BCA 리서치의 수석 전략가 아이린 툰켈은 최근 제일재경과의 인터뷰에서 "연말 세일 기간 동안 그간 축적된 과도한 저축이 미국의 소비를 자극해 경기 침체를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도 "그러나 초과 저축은 내년쯤 소진될 것으로 보이고, 이는 경제전망에 나쁜 신호"라고 말했다.

국제부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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