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하러 가던 중 고드름 맞고 사망…제설작업 포기한 러

러시아서 고드름 맞는 행인 속출
모스크바에 하루 49㎝ '눈폭탄' 오기도

러시아에서 행인이 고드름을 맞아 죽거나 다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지방의회 현금이 부족해 제설 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 등 외신은 지난 18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길을 걷던 한 30대 남성이 건물 7층 발코니에서 떨어진 고드름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 남성은 쇼핑하러 가던 중 봉변을 당했다. 첼랴빈스크에서도 고드름이 한 여성의 머리를 강타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행인들은 이를 목격했지만, 또 다른 고드름이 떨어질까 봐 두려워 여성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유모차 위로 고드름이 떨어져 안에 타고 있던 2세 남아가 심각한 머리 부상을 입은 사고도 벌어졌다.

고드름.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제설 작업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매체는 "과거에는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건물 옥상에 쌓인 눈을 치우기 위한 비용을 지불했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 지방자치단체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제설 작업을 거의 포기했다"며 "주택 관리업체 직원들도 전쟁에 동원되면서 사고를 막기 더욱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는 전례 없는 폭설과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 모스크바에는 지난 15일 폭설로 인해 하루에 49㎝의 눈이 쌓였다. 이는 모스크바 최고 적설량인 1919년의 32㎝를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차량이 눈에 파묻혀 있거나 눈길에 구급차가 움직이지 못한 채 고립된 모습도 포착됐다. 이번 폭설로 모스크바 공항 항공편 약 40여 편이 지연 및 결항하기도 했다.

이슈2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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