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 씨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 중인 특수교사에 대해 "어른 간 문제가 아동에게까지 번진 학대"라는 취지의 진술이 나왔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 심리로 18일 열린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 5차 공판에는 이번 사건을 아동학대로 판단했던 용인시청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B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B씨는 '정서적 아동학대라고 판단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지의 검찰 질문에 "아동복지법에 근거한 것"이라고 답하면서 "아동이 가진 장애 등과 관계없이 교사의 언성 높은 말투나 강압적 분위기 등이 판단 근거였다"고 했다. 또 "사례 회의에 참석한 팀장 등 3명이 모두 아동학대라고 동의했다"고 밝히면서 "A씨의 훈육은 교육 차원이 아니라 어른 사이의 문제를 아동에게 드러낸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선 지난해 9월 주 씨 측이 주군 가방에 넣어 등교시킨 녹음기에는 A씨가 수업 중 주군에게 "진짜 밉상이다.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냐",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다"고 발언한 상황이 담겼다.
이에 A씨 변호인은 B씨가 당시 상황이 담긴 4시간 분량의 녹음 파일 전체를 전부 듣지 않은데다, A씨를 따로 조사하지 않은 점을 들어 그의 판단은 근거가 부실하다고 반박했다. 사례 회의에 참석해 아동학대가 맞는다는 판단을 내린 팀장 등 3명 모두 녹취록 전부를 듣지는 않은 점도 지적했다.
또 "A씨 발언이 아동 정신 발달에 영향을 미친 것이 판단 근거인데, A씨 발언 이후 아동에게 어떤 부정적 변화가 일어났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A씨를 변호하기도 했다. 검찰이 제출한 아동 지능검사 결과보고서에도 의문을 표했다. 전문기관이 어디인지, 어떤 방법으로 조사했는지, 아동 장애 여부가 조사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재판부는 "반대 신문이 필요하다면 검찰 측에서 검토해 달라"고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1월 15일 열린다.
앞서 A씨는 지난해 9월 발달장애가 있는 주군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를 얘기하는 거야", "싫어 죽겠어.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 등의 발언을 해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주 씨 측의 아동학대 신고가 무리한 행동이 아니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주 씨가 부부 아들에게 녹음기를 들려 학교에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주 씨는 의견문에서 "학대 의심이 든 교사에게서 아이를 분리하고자 했을 때 저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하나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