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영기자
편의점의 나라라 불리는 일본에서 편의점 의류만 선보이는 '패션쇼'가 열렸다. 패션 사업을 시작한 훼미리마트에서 양말부터 재킷까지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패션쇼를 열면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향후 일본 편의점 브랜드들이 의류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일본 패밀리마트 패션쇼 사진 갈무리.(사진출처=패밀리마트)
1일 아사히신문은 전날 도쿄 하라주쿠에서 훼미리마트가 이같은 패션쇼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편의점이 자체 의류 상품들로 선보이는 패션쇼는 이번이 처음이다.
패션쇼 행사장은 훼미리마트 매장을 본떠 만들었고, 훼미리마트에서 제작한 청재킷과 코트 등을 입은 가맹점주와 그 가족들 100여명이 모델로 나와 런웨이를 누볐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옷은 대체로 무채색일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파란색, 네온 핑크, 보라색, 연두색 등 다채로운 색깔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훼미리마트는 2021년 3월부터 의류 사업에 뛰어들었고, 오리지널 브랜드 '컨비니언스웨어'를 론칭했다. 편의점에서 파는 의류가 밋밋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파리 컬렉션에 참가한 유명 디자이너 오치아이 히로미치에게 디자인을 의뢰했다. 여기에 훼미리마트 모회사인 이토추 상사의 강점을 살려 좋은 소재를 싼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었다.
이 브랜드로 양말, 수건, 티셔츠 등을 출시했는데 하얀 바탕에 파란색과 녹색의 훼미리마트 색깔의 선을 넣은 양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사히에 따르면 이 '훼미리마트 컬러' 양말은 발매 1년도 안 돼 10만 켤레가 팔렸다. 여기에 현재 출시한 티셔츠만 해도 100종류가 넘는다. 최근에는 가디건, 반바지, 샌들, 스커트까지 품목도 늘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끈 패밀리마트 양말.(사진출처=패밀리마트)
이번 쇼에서 선보인 9990엔(8만7000원)짜리 청재킷, 1만9990엔(17만5000원)짜리 벤치 코트는 최고층 복합건물 아자부다이힐스 매장 한정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호소미 신스케 훼미리마트 사장은 이같은 사업 진출에 대해 "걸어서 5분 거리 편의점이 패션 매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브랜드 론칭 이후 갑자기 필요해져서 구매하는 편의점 의류에서 의류품을 사러 편의점에 오는 목적 구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