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기자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항마로 미 공화당 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는 강력한 보수 정치단체의 후원을 받으면서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추게 됐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보수 성향의 억만장자 찰스 코크가 이끄는 정치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은 이날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최근 수년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막기 위해 활동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분열을 조장하고 무역에 대한 포퓰리즘 정책이 전통적인 보수 가치를 고수하지 않는다면서 2020년 그의 재선에 대한 지지도 반대했다.
AFP는 헤일리 전 대사가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본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후보라 지지한다고 밝혔다. AFP는 "니키 헤일리는 지금의 정치 시대를 종식하고,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해 내년 11월 바이든을 이길 기회를 미국에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AF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확보할 수 없는 무소속 또는 온건한 성향의 유권자를 헤일리 전 대사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나라가 양극단으로 분열되고 있다. 이 나라를 벼랑 끝에서 물러나게 만들려면 통치 판단과 정치적 경험이 검증된 리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지지 선언은 공화당의 첫 아이오와 경선을 2달 정도 앞두고 나왔다. AFP는 원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지지를 고려했으나 헤일리 전 대사가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디샌티스 주지사를 제치고 가장 유력한 트럼프 대안 후보로 부상하면서 지지 후보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막대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단체의 지지가 헤일리 전 대사의 트럼프 전 대통령 추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7월 선거 지원을 위해 7000만달러가 넘는 금액을 모금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헤일리 전 대사가 아이오와에서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게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만큼 이 단체가 이를 메워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공화당 경선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헤일리 전 대사를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AFP를 비롯한 반트럼프 단체의 움직임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아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달 진행된 뉴햄프셔의 공화당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 격차는 20%포인트 이상 났다. WP와 몬모스대가 함께 진행한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46%, 헤일리가 18%로 28%포인트의 격차가 났고, CNN방송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42%, 헤일리가 20%로 22%포인트 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