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1억 뚝' 집값 늦게 오르더니 먼저 하락…'노도강'의 설움

25개 구 중 노원·도봉·강북·구로만 내림세
매매수급지수 서울 5개 권역 중 가장 낮아

올해 들어 집값 회복 흐름에 가장 늦게 올라탔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아파트값이 빠르게 내리고 있다. 노·도·강은 상대적으로 현금 보유력이 부족한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매수지역인 만큼 고금리 여파와 집값 추가하락 우려에 매수세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 우려와 고금리 장기화로 서울 외곽지역부터 집값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5% 오르며 전주와 같은 상승 폭을 유지했다. 그러나 노원구와 강북구 매매가격은 0.01% 내리며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강북구는 10월 넷째 주 -0.01%를 보이며 25개 구 중 가장 먼저 집값이 내렸다. 일주일 후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하며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도봉구는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으로 전환됐다. 지난주 서울에서 아파트 가격이 내려간 지역은 구로구를 비롯해 노·도·강 지역뿐이다.

올해 서울 집값이 회복기에 접어드는 흐름을 보일 때 노·도·강은 이 같은 분위기에 가장 늦게 합류했다.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가 가장 먼저 상승 전환했고 마포와 용산구는 뒤이어 5월부터 오름세를 보였다. 성동 등 서울 대부분 지역은 6월부터 집값이 서서히 회복세는 모습을 보였다. 강북구와 노원구는 7월 셋째 주에야 집값이 반등했다. 하지만 최근 특례보금자리론 종료, 고금리 기조 유지 등의 영향으로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서울 외곽지역인 노·도·강 집값이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젊은 층이 주로 매수하는 이들 지역이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 조달에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약화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매매수급지수도 노·도·강이 속한 동북권이 가장 낮은 83.4를 기록했다. 이는 대구(83.2)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고금리와 대출 규제 이슈에 민감한 지역들 위주로 매수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재건축 등 호재가 있는 지역들이 있지만, 지금으로선 개발 사업이 미치는 기대감보다 최근 경기 상황에 대한 영향을 더 크게 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거래가 하락세도 뚜렷하다. 미아동 삼성래미안 트리베라 2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8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8억7000만원)와 비교해 5000만원 내린 값이다. SK북한산시티 전용 84㎡도 지난 7월 7억원 넘는 금액에 거래가 이뤄졌으나 10월에는 6억4000만원(21층)·6억6000만원(3층) 등 6억원대 중반에 거래됐다.

건설부동산부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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