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올해로 출시 60주년을 맞은 한국의 라면 수출액이 사상 첫 1조원을 돌파했다.
20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은 7억 8525만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24.7% 증가한 값으로, 2015년부터 9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원·달러 환율 1300원을 적용하면 한화 약 1조 208억원으로, 라면 수출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12월까지 고려하면 올해 연간 수출액은 1조 2000∼1조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1억 7445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1억 700만달러로 바짝 뒤따랐다. 이어 일본(4866만달러), 네덜란드(4864만달러), 말레이시아(3967만달러), 필리핀(3090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10위 안에 호주(3016만달러), 태국(3007만달러), 영국(2980만달러), 대만(2813만달러) 등도 포함되며 동남아시아, 유럽 등 대륙을 넘나들며 사랑받았다.
올해 1∼10월 라면 수출량은 20만 1363t(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9% 증가했다. 남은 두 달간 지난해 연간 수출량(21만 5953t)을 넘겨 사상 최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라면의 글로벌 인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한 끼 식사이자 비상식량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해외 소비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양한 재료를 넣어 한국 라면을 즐기는 모습을 올리는 등 'K-푸드'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의 인기도 한국 라면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다. 작품 속에는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가 등장해 유튜브, 틱톡 등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에서 제조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해외 시장 인기에 힘입어 국내 주요 라면 업체들도 올 3분기 호실적을 냈다. 농심은 지난 3분기 매출 8559억원, 영업이익 557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보다 5.3%, 104% 늘었다.
삼양식품은 3분기 매출 3352억원, 영업이익 434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58.5%, 124.9% 급증했다. 또, 오뚜기는 3분기 매출 9087억원, 영업이익 8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87.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