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기자
"모든 음식을 한 상에 차려내 즐기는 한상차림은 한식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공진원)이 한식 문화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한상차림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팝의 세계적 인기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식도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외국인이 한식을 만들어 먹는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떡볶이처럼 비교적 간단한 요리는 물론이고, 한국인도 만들기 힘든 잡채나 갈비찜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한식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밥과 찬으로 구성된 한상차림 문화를 알아야 한다. 소반에 밥을 주식으로 하고 반찬을 부식으로 구성해 한상차림을 내는 것이 우리의 반상(飯床) 문화다. 소반은 식기를 받치거나 식사할 때 사용하는 1인 상으로 한국의 좌식 생활 및 문화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한상차림을 기반으로 하는 한식은 음식 그 자체뿐만 아니라, 우리 의식주 생활문화의 총체인 셈이다.
이에 공진원은 2020년 '한식문화 홍보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간 단일 메뉴 조리법과 전통적인 고유성을 알리는 것에 국한돼 있던 한식문화 홍보의 한계를 넘어 한상차림을 기반으로 한 진정한 의미의 한식 문화 알리기에 나선 것이다.
공진원은 2021년과 2022년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에서 한식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올해에는 '한식 댓츠 소반(HANSIK: That's SOBAN)'이라는 제목으로 정성과 멋을 담은 소반을 주제로 하는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다. 올해 이탈리아 밀라노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현지인 90여명을 대상으로 한식문화교실을 열었고, 소반을 비롯한 보자기, 유기, 옹기그릇 등 한식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를 소개했다.
지난 4월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 식문화센터 이탈리(Eataly)에서 열린 한식문화교실에서는 이탈리아 현지 식재료인 '병아리콩'을 활용해 콩국수를 만들고 산적 꼬치, 약과로 구성된 한상차림을 선보여 현지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남부의 알몬주끼니(Almond Zucchini)에서 열린 한식문화 교실에서는 인도네시아 전통 소스인 삼발소스로 만든 닭강정을 메인 메뉴로, 궁중떡볶이와 겉절이를 선보였다.
공진원의 김태완 전통생활문화본부장은 "식문화를 알면 그 나라의 문화가 보인다는 말처럼, 한식은 음식을 즐기는 절차와 방식, 시공간적 환경 등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한국인의 문화임을 알리고 싶었다"라며 "앞으로도 한식문화에 깃든 가치와 아름다움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의미 있는 일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