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드라이만 됩니다' 日 '가위없는 미용실' 인기 확산

출산·육아 중 불편겪던 사장이 설립
2040 직장인 여성 수요 폭증 인기
벤처캐피털 투자 받고 전국으로 진출

최근 일본에서 커트나 파마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이른바 '가위없는 미용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바쁜 아침이나 중요한 미팅이 있을 때 샴푸와 드라이에 들어가는 시간을 아끼고, 헤어 케어까지 받을 수 있어 2040 직장인 여성 수요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영업을 시작했지만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고 전국으로 진출하는 등 그 확산세에 일본 언론도 주목하고 있다.

리쿠레가 홍보하는 샴푸와 헤드 스파 서비스. '비일상을 일상으로. 샴푸부터 시작하는 헬스케어'라는 문구로 홍보하고 있다.(사진출처=리쿠레 홈페이지)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은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최근 '가위 없는 미용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커트나 파마 서비스를 일절 제공하지 않는 대신 샴푸와 드라이, 헤어나 두피 케어만 도맡는 것이 특징이다.

후쿠오카 오이타현 오이타시에 본점을 둔 주식회사 '리쿠레'는 미용사 출신의 여성 사장이 2015년 설립한 기업이다. 이 기업은 가위 없는 미용실을 계속해서 전국 각지에 출점하고 있다. 사장은 미용사 출신 1986년생 카리우 시호로 출산과 육아에 쫓겨 머리를 감을 시간도, 제대로 단장할 시간도 없었던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리쿠레는 후쿠오카 중심지 텐진이나 하카타에는 아예 2040 직장인 여성만을 겨냥한 브랜드 '우루'를 선보이고 있다. 역에서 도보 2~3분 내 거리를 입지조건으로 해 직장인 여성들의 방문 문턱을 낮췄다. 마찬가지로 커트나 파마 없이 샴푸부터 드라이만 제공하지만, 사적인 외출이나 중요한 미팅을 앞둔 직장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1회 시술 시간은 30분, 단가는 약 4000엔(3만4000원)이다. 최근에는 퇴근 후 집에 가기 전 들러 기분 전환을 하는 곳으로 이용하는 고객도 늘었다.

카리우 사장은 "여성에게 이러한 것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는 큰 사업 아이템이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샴푸, 드라이, 헤드 스파를 제공하는 전문 미용실을 열게 됐다고 니케이에 전했다.

심지어 리쿠레는 뇌신경외과 의사에게 샴푸 기술 감수를 받았다. 이를 통해 머리를 감는 방법에 있어서의 편안함이나 시술 시간 등을 세분화했다. 이 덕분에 직장인 여성부터 나이 든 고객, 그리고 암 환자 등 질병으로 머리나 두피 고민을 하는 고객까지도 미용실을 찾고 있다. 기업의 모토도 '머리를 세포의 단계에서부터 사랑한다'로 하고 있다.

'가위 없는 미용실' 우루 긴자점의 전경.(사진출처=리쿠레 홈페이지)

리쿠레의 이러한 '가위 없는 미용실'이 인기를 끌면서, 오이타은행 계열의 오이타 벤처 캐피털은 이곳에 투자를 결정했다. 리쿠레는 투자를 통해 2021년부터 도쿄가 속한 관동지방에 진출해 도쿄 에비스, 지유가오카, 긴자에 새로 매장을 냈다. 올여름 긴자점 출점 당시에는 고객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홍보를 해준 덕분에 매장 오픈 첫날부터 만석을 기록하기도 했다. 리쿠레는 2024년까지 직영점을 전국 10곳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향후 롯폰기, 오모테산도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니케이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고객들의 미용실 방문주기가 길어졌기 때문에, 파마나 커트보다 오히려 샴푸나 드라이로 수요를 잡은 것이 성공했을 것"이라고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이처럼 여성이 활약할 수 있는 사회 만들기에 힘을 실어주는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제2팀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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