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안방문 열었더니 심각한 '악취'…천장서 포장된 인분 나와

건설사 "우리도 피해자"
화장실 천장 교체와 도배, 향균 처리만 약속

입주까지 두 달도 남지 않은 경기 화성시 아파트에서 인분이 담긴 봉투가 발견됐다. 아파트를 시공한 건설사 측은 “누군가 고의로 벌인 짓”이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피해를 호소,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11월에 입주를 압둔 경기 화성시 소재 한 신축 아파트에서 입주 예정자가 15일 사전점검을 갔다가 안방에서 원인 모를 악취를 맡았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입주 예정자는 “안방 문을 여는 순간 재래식 화장실 같은 악취가 쏟아졌다”고 밝혔다.

냄새를 쫓아간 욕실 천장에는 검은 비닐봉지 안에 종이로 포장된 인분이 들어있었다. 입주 예정자는 “검은색 비닐봉지가 있길래 열어 보니까 사람 인분과 그 사람이 해결한 휴지가 같이 들어있었다”고 토로했다.

동행한 건설사 직원은 인분을 확인한 뒤에도 별다른 사과 없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자리를 떴다. 결국 인분이 든 봉투는 입주 예정자가 직접 치워야 했다.

A씨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세대 교체 등 10차례 넘게 항의한 후에야 건설사 측은 화장실 천장 교체와 도배, 향균 처리 등만을 약속했다.

건설사 측은 입주 전 사전점검 단계라 집을 바꿔 주거나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어떻게 보면 우리 현장을 음해하려고 한 것 같다. 분개하고 있다”며 되려 피해를 호소했다.

해당 입주 예정자는 “인분이 나온 후 사흘간 건설사 책임자도 만나지 못했다”며 “별일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는 모습에 너무 어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몇년간 고생해 마련한 신혼집이다. 새집 꿈에 부풀어 있던 아내의 실망이 너무 크다”며 “건설사는 자작극을 의심하는 듯해 더 화가 났다”고 토로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최근 새 아파트에서 인분이 발생하는 사건이 잦다. 노동 환경 때문이다.

고층에서 작업하던 건설근로자가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평균 30분 이상의 시간을 소요하게 돼 어쩔 수 없이 공사 구간에서 볼일을 해결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이 지난해 시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장 한곳에는 평균 172명의 노동자가 투입되는 데 반해 화장실 개수는 평균 2.5개에 그쳤다.

해당 입주 예정자 집이 포함된 아파트 단지는 사전점검일까지도 물이 나오지 않아 화장실 변기를 사용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슈2팀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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