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人사이드]'롯데손보, 88암보험으로 ‘암보험 명가’ 신호탄'

홍성훈 장기총괄
업계 첫 전이암 다룬 '88암보험' 진두지휘

편집자주금융은 쉽게 말해 '돈을 융통한다'는 뜻입니다. 단순한 말이지만 복잡한 업무가 오가고 여러 실무진의 전문성과 노력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커다란 기업을 지탱하고 움직이는 숨은 일꾼들의 모습을 들여다보겠습니다.

홍성훈 롯데손해보험 장기총괄(전무)

"'88암보험'은 롯데손보가 암보험 전문으로 재출발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홍성훈 롯데손보 장기총괄(전무)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6월 초 출시한 'let:smile 종합암보험(88)', 일명 '88암보험'의 준수한 성과를 믿은 자신감이다. 지난 6월 초 출시된 88암보험은 지난 17일까지 신규 계약건 기준 매출 32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일 기준 하루 500여건, 매월 1만건 넘게 팔린 셈이다. 손보업계 내 최고 수준의 암보험 실적이다.

가입 기간 3년 이상 상품을 다루는 장기보험 시장, 특히 암보험은 이미 포화상태지만 그 안에서도 공략지점을 찾아냈다. 바로 '전이암'이다. 홍 총괄은 "소비자들은 암에 대해 최초 진단뿐만 아니라 추가암 발병에 대해서도 불안해하고 있지만 이를 보장하는 상품은 없다는 점을 파악했다"며 "이를 위해 암을 8개 갈래로 나누고 최초 암뿐만 아니라 전이된 암에 대해서도 보장하는 상품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수요는 확인했지만 상품 개발까지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전에 없던 상품인 만큼 참고할 데이터부터 새로 구성해야 했기 때문이다. 홍 총괄은 "전이암이라는 보장을 만든 사례가 없기 때문에 각 병원과 건강보험 데이터를 확보하고 처음 발생한 암과 이후 전이된 암으로 구분하고 정제하는 과정에 품이 무척 많이 들었다"며 "고객들이 보장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구현하는 부분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실제 88암보험은 업계 최초로 원발암 외 전이암까지 8개 발생 원인 부위에 따라 최대 8회 보장한다. 전이암 보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창의성을 인정받아 오는 10월까지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기도 했다. 배타적 사용권은 창의적인 보험서비스(상품)를 개발한 회사에 일정 기간 독점 판매권을 부여하는 일종의 보험판 특허제도다.

독점권 종료 이후 전략도 세워뒀다. 유병자들도 단 1개의 질문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간편 335 암보험(88)'으로 차별화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홍 총괄은 "전이암 관련 상품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가 전이암 관련해 쌓은 데이터와 경험도 따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총괄은 88암보험이 단순 '히트상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롯데손보의 재출발을 알리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9년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롯데손보의 내실을 다지는 단계를 벗어나 암보험 전문 우량 보험사라는 새 정체성을 확보하는 단계로 넘어갈 계기로 본 것이다. 실제 롯데손보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113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는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자체 관리지표 신계약마진(NCM)을 마련해 새 회계기준 IFRS17에도 적응하고 있다.

홍 총괄은 "그동안 인기 상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88 암보험은 롯데손보가 '암보험 명가'로 출발할 수 있는 기틀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새로운 보장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 수요에 맞춰 위험 발생부터 해소까지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보장 스토리를 만들며 암보험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제금융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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