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정부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가사와 육아를 돕는 외국인 근로자를 시범 도입하기로 한 방안이 확정된 가운데, 외신들도 이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1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외국인 가사근로자 시범사업을 소개하면서 “더 많은 아기와 노동자가 필요한 한국은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이를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빠르면 올해 12월부터 100여명의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서울에서 일을 시작한다”고 전하면서 “경력 단절을 꺼리는 고학력 여성의 증가, 생활비 상승, 육아·가사 부담은 한국의 혼인 및 출산 감소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주 발간된 정부 보고서를 인용, “한국의 19∼34세 성인 중 절반 이상이 결혼 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답했고, 결혼에 긍정적 시각을 지닌 사람은 응답자의 36.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2022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2년 역대 가장 낮은 0.78명으로 하락하며 세계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9명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수준을 의미하는 대체출산율은 2.1명이다.
외신들은 한국 정부가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금 보조금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젊은이들은 여전히 아이 낳기를 꺼리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사회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가시화하자 한국 정부는 주당 최대 근무시간을 현행 52시간에서 최대 69시간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젊은 층의 반발로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달 31일 ‘부모에게 현금을 지급해도 세계 최저인 출산율은 더 낮아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정부가 저출산 해결을 위해 2006년 이후 약 28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이는 청년층에게 효과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또 외신들은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처우 등과 관련해 노동착취 같은 부작용이 우려되는 등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CNN은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해고돼 본국으로 강제 송환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최소 임금조차 받지 못한 채 비인간적인 처우와 학대에 시달리는 입주 가사도우미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