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조슬기나특파원
인공지능(AI) 랠리의 대표적 수혜주인 미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월가에서는 기대감이 여전히 확인된다. 목표주가 상향 움직임이 잇따르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실적이 최근 주춤한 뉴욕증시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현재 월가 분석기관 대부분은 오는 23일 장 마감후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엔비디아의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 50명 중 43명은 현재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고 있다. 연초 매수 의견은 28명에 그쳤었다. 이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529.60달러로 연초(약 146달러) 대비 급상승했다. 이는 지난 18일 종가인 432.99달러도 22% 웃돈다.
AI 개발에 이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부가 반도체를 전 세계 시장에 90%이상 공급 중인 엔비디아는 1분기 깜짝 실적에 장밋빛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그간 랠리를 이어왔다. CNBC는 "월가는 엔비디아에 대한 기대를 낮추지 않는다"고 전했다. 바클레이스는 "엔비디아가 확실한 경쟁자가 없는 AI붐을 사실상 독점 중"이라고 평가했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월가 애널리스트들로부터 목표주가 상향도 이어지고 있다. 투자은행 로젠블랫의 한스 모제스먼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주당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했다. 이는 향후 1년간 84%의 추가 상승여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모제스먼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오펜하이머의 릭 스카페르 애널리스트 역시 목표주가를 주당 420달러에서 500달러로 올렸다. 그는 "엔비디아는 그래픽 회사에서 이제 최고의 AI컴퓨팅 플랫폼 회사로 변했다"면서 "고성능게임, 데이터센터, AI 및 자율주행 차량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주도하는 몇가지 구조적 순풍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UBS 역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엔비디아의 주가 변동성으로 인해 일부 투자자들이 높은 밸루에이션을 걱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차익실현 시기가 아니다"면서 목표주가를 주당 475달러에서 540달러로 상향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최대 수익원 중 하나인 데이터센터 부문의 성장, 미국의 수출 규제 강화로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 주문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 등을 낙관적 평가의 배경으로 짚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5월 말 1분기 깜짝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하며 뉴욕증시 랠리의 도화선이 됐다. 이 가운데 이번 2분기 실적 발표는 AI랠리의 대표적 수혜주인 엔비디아의 위치를 시험하는 동시, 엔비디아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마켓워치는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엔비디아의 실적 전망은 월가를 놀라게 했다"면서 "이제 2분기 실적 발표로 첫 테스트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지난 5년간 엔비디아가 월가 매출 전망을 놓친 것은 단 두차례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