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반응 없어'…돼지신장 이식받은 50대, 32일째 살아있다

뉴욕대 "돼지 신장 이식 사례 중 최장기간"

유전자 조작된 돼지의 신장을 이식한 50대 뇌사자가 한 달 넘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뉴욕대 의대 랭건병원 소속 연구팀이 유전자 조작 돼지 신장 이식 실험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끌어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호흡 보조장치가 부착된 57세의 남성 뇌사자에게 이식된 돼지 신장은 이날까지 32일째 정상 기능하고 있다. 이는 돼지 신장을 사용한 실험 중 최장기간 기록이다.

앞서 지난해 돼지 신장을 뇌사자에게 이식하는 데 최초로 성공한 앨라배마대 의료진의 실험에선 돼지 신장의 정상 기능 기간이 일주일에 불과했다.

지난달 14일 뉴욕대 의대 로버트 몽고메리 박사가 돼지 신장 이식 수술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또 연구팀은 이식 수술 이후 인체 면역 기능으로 인한 거부 반응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뉴욕팀 연구팀은 향후 뇌사자가 아닌 일반 환자에게 돼지 신장을 이식하는 실험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앨라배마대와 뉴욕대 연구팀은 모두 유나이티드세라퓨틱스의 자회사인 리비비코어에서 만든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신장을 사용했다. 다만 10종류의 돼지 유전자를 변형한 앨라배마대와 달리 뉴욕대는 면역체계의 학습과 관련된 유전자 1종류만 변형해 사용했다는 것에서 차별된다.

세계 최초 '돼지 심장' 이식 환자, 2개월 만에 사망하기도

지난해 1월 환자 데이비드 베넷(오른쪽)이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메릴랜드 대학 병원에서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받기 전 담당 의사 바틀리 그리피스(왼쪽)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유전자 조작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사례도 있었다. 미국 매릴랜드대 의료센터는 지난해 1월 시한부 삶을 살던 환자에게 세계 최초로 돼지 심장을 이식했지만, 그는 2개월 만에 급격한 건강 악화로 숨졌다. 부검 결과, 환자에게선 돼지에게 폐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해당 바이러스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다만, 바이러스 자체가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 의료진에게도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한편 돼지 장기를 이용한 이식 연구의 진전은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수많은 환자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미국에서 집도된 장기이식 수술은 4만1000여 건다. 그러나 장기이식 대기자가 10만 명 이상이라는 점에서 턱없이 모자란다. 이들 중 수천 명은 매년 장기이식을 기다리던 중 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슈2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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