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원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노인 비하' 논란을 일으킨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을 향해 "민주당을 오히려 죽이고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혁신을 통해 민주당을 살리기는커녕 잇단 실언과 망언으로 민주당을 오히려 죽이고 있다"며 "사퇴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최고위원회의 배경지를 '민주당의 혁신=현대판 고려장'으로 바꿨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김 위원장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원색적인 비난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민주당 인천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금융감독원 부원장 재직 시절) 윤석열 밑에서 통치받는 게 너무 창피했다. 분노가 일었다. 문재인 대통령 때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받았다가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게 엄청 치욕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그렇게 치욕스러웠으면 스스로 중도 사퇴하는 것이 떳떳한 태도였을 텐데 연봉 3억원을 꼬박 챙기고서 이 무슨 염치없는 망발이냐"라며 "문제는 이런 이율배반적이고 모순적인 치욕감이 김 위원장뿐만 아니라 문 정부의 알박기 인사들의 공통된 정신세계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에서 수장을 맡는 분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정부의 국정 운영을 도와 국민을 위해 최대한 복리 창출하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국정 운영을 도울 생각 없이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고 끝까지 돈, 지위를 챙기는데 이야말로 국민과 국가에 막대한 피해 끼치는 행태이며 문자 그대로 치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알박기 인사로 지목되는 분들 가운데 치욕감을 느끼는 분이 있다면 본인의 위선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를 도울 생각이 없다면 깨끗하게 자리에서 물러나 치욕감에서 해방되길 권고한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의 질답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교수라서 철없이 지내서 정치 언어를 잘 모른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정치 언어를 알고 모르고, 또 교수라서 (그랬다) 이런 얘기도 상당히 부적절하다"며 "진솔하게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게 일반적인 국민들의 시각에서 볼 때 맞는데,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오히려 국민들을 불쾌하게 하는 얘기를 자꾸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논란과 관련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직접 사과가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이 대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