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재활용, 리튬 회수가 관건'…넘어야 할 산은

[전기차 황금알 폐배터리]②
안정적인 폐배터리 확보
기술적 한계 극복도 필요
확실한 방전 여부 확인해야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 수익을 내려면 안정적인 폐배터리 확보가 우선이다. 대량 생산을 통해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하지만 충분한 양의 배터리가 나와도 문제다. 재활용 첫 공정이 배터리 철제 케이스에 박힌 나사를 일일이 돌려 해체하는 작업인데, 재활용 업체엔 수작업 처리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배터리 모양이나 크기가 워낙 다양해 이 공정을 자동화하기 어렵다. 김형덕 성일하이텍 이사는 최근 배터리 관련 세미나에서 "폐배터리 양이 늘어나면 그만큼 배터리를 해체할 인력을 더 많이 고용해야 한다"며 "인건비가 늘어나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술적 한계 극복도 필요하다. 금속 회수율을 더욱 높이면서 동시에 안전성도 확보해야 하는데 현 기술력으로는 쉽지 않다.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회수가 관건이다. 리튬은 불을 대면 폭발하고 물에는 녹아 다루기 어렵다.

테슬라,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속속 채택하고 있는 LFP 배터리에 대한 재활용 기술도 요구된다. 김 이사는 "인산철 가격이 점점 상승하고 있어 LFP 재활용 가치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는 금속 가치가 낮아서 경제성을 갖춘 공정 개발이 중요하다"고 했다.

전기차 배터리 해체 작업하는 모습 [이미지출처=환경부]

화재와 폭발을 막기 위해 확실한 방전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폐배터리 셀에 전기가 소량이라도 남아있으면, 재활용 공정 중 파쇄하는 과정에서 폭발할 위험성이 있다. 가장 간단한 방전방식은 셀을 소금물에 넣는 '염수방전'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팩과 모듈, 셀 등 단위별로 분리한 배터리를 사흘간 소금물에 침수시켜 배터리를 방전시킨다. 완전히 방전시켰더라도 금속을 추출할 때 젖은 상태로는 분말 분리가 쉽지 않아 이를 말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길게는 열흘 정도 걸린다. 전기차 보급이 증가할수록 염수방전을 활용하기 어렵다.

염수방전보다 작업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은 전기 방전이다. 전기 저항을 걸어서 열을 발생시켜 그 셀 안에 있는 전기를 없애는 방식이다. 더 간단한 방법은 물리적인 방전이다. 셀 자체를 뾰족한 것으로 구멍을 뚫는 방식이다. 김 이사는 "물리 방전은 전기가 소량이라도 남아 있으면 쇼크 과정에서 불꽃이 튈 위험이 있다"며 "보통 위 세 가지 방식을 혼합해서 방전작업을 한다"고 했다.

폐수 방류도 문제다. 재활용 공장 인근 지역 주민들의 항의도 받는다. 김 이사는 "화학적으로 처리하는 습식 공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폐수를 어떤 방법으로 처리할 것인지도 숙제로 남아있다"고 했다. 현재는 폐수 처리 시설을 갖춘 재활용 센터를 건설하는 정도다. 국내기업 중에선 성일하이텍과 영풍이 폐수를 발생시키지 않는 재활용 기술을 개발해 공정 적용을 앞두고 있다.

산업IT부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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