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본 시리즈'의 제이슨 본 역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이 영화 '아바타' 주연 배역을 거절해 약 3200억 원 이상의 출연료 수입을 놓쳤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맷 데이먼은 미 CNN의 방송 프로그램 '크리스 월리스와 대화하는 사람'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맷 데이먼은 아바타 주연 배역과 함께 흥행 수입의 일정 비율을 제안받았는데, 만약 그가 이 계약을 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금액은 총 2억5000만달러(약 3223억원)로 추산된다.
지난 1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영화 '오펜하이머' 시사회 참석한 배우 맷 데이먼[사진출처=AFP 연합뉴스]
당시 맷 데이먼이 아바타 출연을 고사한 이유는 2002년부터 2016년까지 개봉한 영화 본 시리즈를 촬영 중이었기 때문이다. 본 시리즈는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 '본 레거시', '제이슨 본' 등으로 기억 상실증에 시달리는 암살자 제이슨 본을 주인공으로 한 액션 스릴러 첩보 영화 시리즈다.
그는 "본 시리즈 촬영을 끝내야 했다"며 "아바타를 하러 가느라 그들(본 시리즈 제작진)을 곤경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맷 데이먼이 맡을 뻔한 영화 아바타의 주연 배역인 '제이크 설리' 역은 샘 워싱턴에게 돌아갔다. 2009년 개봉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는 전 세계에서 29억2370만달러(약 3조7687억원)라는 큰돈을 벌어들이며 역대 최고 흥행 수입 1위에 올랐다.
맷 데이먼은 자신이 놓친 3200억원이 "그동안 배우가 거절한 금액으로는 가장 거액일 것"이라며 "엄청나다"고 농담조로 말했다. 이에 대해 CNN은 할리우드 배우 중 가장 많은 금액의 출연료를 거절한 배우는 맷 데이먼이 아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역으로 유명한 배우 숀 코너리(1930∼2020)는 피터 잭슨 감독의 블록버스터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 3부작에서 마법사 간달프 역을 제안받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가 제안받은 출연료는 각 영화당 3000달러(약 387억원)에 흥행 수입의 15%를 더한 금액이라고 전해졌는데, CNN은 만약 그가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약 4억5000만달러(약 5801억원)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계산을 내놓았다.
영화 '오펜하이머'에 출연한 맷 데이먼(왼쪽)[사진출처=유니버설 픽처스, AP 연합뉴스]
한편 맷 데이먼은 이날 미국에서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에 출연했다. 오펜하이머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위해 진행한 비밀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물리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전기 영화로, 이 영화에서 맷 데이먼은 미군 장교 레슬리 그로브스 역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