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작년 '스코프3' 1억2472만t…'글로벌 공시 기준 갖췄다'

2026년 국제 의무공시 규정 적용 전 시스템 구축
리스크 완화…"협력사 배출량 검증·감축활동 강화"

삼성전자가 제품 생산뿐 아니라 소비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 이른바 스코프3을 한 해 전보다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량을 감축한 것은 물론 국제 의무공시 시점인 2026년 이전에 스코프3 측정 체계를 완비해 금융 관련 리스크를 줄인 점도 의미 있는 성과다.

4일 삼성전자가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공개한 2022년도 스코프3는 1억2471만5000t이다. 협력사 제조, 물류 과정에서 생기는 탄소(업스트림), 고객 제품 사용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다운스트림) 뿐 아니라 국제지속가능기준위원회(ISSB)가 글로벌 공시 기준점으로 삼은 14개 항목 측정 결과를 모두 합친 수치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내부에 조성된 연못.[사진제공=삼성전자]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공개한 2021년도 스코프3(1억2323만5000t)와 단순 비교하면 배출량은 늘었다. 하지만 작년에는 2021년보다 2개(자본재, 판매된 제품의 가공)가 추가된 14개 항목을 모두 포함한만큼, 2021년과 측정 항목을 통일하면 작년 배출량은 1억2306만5000t으로 0.14% 감소한 수치가 된다.

기업이 배출하는 스코프3는 공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을 뜻하는 스코프1과 제조 공정에 쓰이는 전력 때문에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을 의미하는 스코프2 보다 그 양이 훨씬 많다. 작년 삼성전자 스코프3는 스코프1(597만2000t)의 21배, 스코프2(908만1000t)의 13.7배다. 스코프1과 스코프2를 합친 값(1505만3000t)보다는 8.3배 많다. 그만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스코프3의 정확한 측정 및 감축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스코프3 측정 및 공시 항목의 글로벌 기준을 모두 반영할 수 있게됐다.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개 당시만해도 ISSB의 스코프3 공시 목록에 있는 '자본재', '판매된 제품의 가공' 등 2개 항목 산정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작년에 스코프3 배출량을 줄인 것은 물론, 국제 의무공시 시점보다 앞서 스코프3 측정 및 공시 체계를 마련한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이다. ISSB가 제시한 기업들의 스코프3 공시 시점은 2026년이다.

삼성전자는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100% 조달하는 RE100 가입 등을 골자로 하는 '신(新)환경경영전략'을 작년 9월 발표한 뒤에도 전세계 협력회사 2131곳의 온실가스 배출 추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일각에서는 ISSB 의무 이행 시점 전까지 스코프3 공시 체계를 갖출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스코프3 공시 체계 마련 시점이 더뎌질수록 협력업체 경영판단, 투자가 투자판단 등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신환경경영전략 발표 시점 전후로 스코프3 태스크포스(TF) 운영, 스코프3 항목별 산정 방법론 개선, 협력사 교육 및 온실가스 감축 컨설팅 등을 해왔다. 삼성전자는 "작년 한국품질재단에서 스코프3 배출량 제3자 검증을 마쳤다"며 "정확한 (스코프3) 배출량 산정을 위해 산정 방법론을 계속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산업IT부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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