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회복 더디다'…6월 제조업 체감경기 부진

하반기 부정적 응답 증가

하반기 경기 부진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소비가 살아나고 있지만 우리나라 주력 사업인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면서 이달 제조업 체감 경기가 부진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실적 BSI는 전월과 동일한 76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나타낸 것으로, 100을 밑돌면 업황이 나쁘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 BSI가 73으로 전월과 같았다. 세부 업종별로는 전자·영상·통신장비(-7포인트) 등이 내렸다. 반도체 가격·수출 회복이 지연되고, 반도체 설계업체의 업황이 부진하면서 BSI가 하락했다. 전기장비(+12포인트)의 경우 글로벌 인프라 투자 증가로 인해 케이블 수요가 늘면서 상승했고, 화학물질·제품(+5포인트)은 기초화학물질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업황이 개선됐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3포인트)은 상승한 반면 내수기업은 전월과 동일했으며, 중소기업(-6포인트), 수출기업(-3포인트)은 하락했다.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77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전문, 과학·기술 서비스업(-11포인트)의 경우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고객수요가 줄었고, 전기·가스·증기(-10포인트) 업황은 전기요금 동결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 계절적 에너지 수요 비수기 등의 영향을 받아 하락했다.

도소매업(-3포인트)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업황이 부진했다. 반면 코로나19 완화로 해외여행객의 로밍 수요가 늘고, 국외 소프트웨어 판매가 증가하면서 정보통신업 업황(+5포인트)은 개선됐다.

7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는 이달보다 1포인트 하락한 75로 조사됐다. 제조업(72)에서 1포인트 하락했고, 비제조업(78)은 전월과 동일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6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에 비해 1.5포인트 상승한 95.7을 기록했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다.

한은 경제통계국 황희진 통계조사팀장은 "제조업의 경우 반도체 파운드리 납품업체 간 경쟁이 심화했고, 반도체 설계나 기판 제조 등 전자·영상·통신 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기업 실적이 많이 악화했다"며 "비중이 큰 반도체 업종은 감산 등으로 가격 회복 기대가 컸지만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하반기 부정적 응답이 증가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경제금융부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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