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인생에는 '에너지 총량의 법칙'이 있다고 믿는다. 내내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전력질주를 할 수 없다. 필요와 계획에 의해 때에 따라서는 정말 죽을힘을 다해 집중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긴 인생 동안 왜 자기를 닦달하며 살아야 할까. 인생 레이스 중간중간에 잠시라도 짬을 내어 반드시 게을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기적으로 보이더라도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편하게 돌보며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하는 일에만 모든 노력과 힘을 집중하다가 실패할 수도 있으니 보험을 드는 차원에서라도 약간은 여유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예상하지 못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거나 감정을 수습할 수도 있음을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우리의 인생은 자연스럽게 굴곡을 그린다. 그래서 원하지 않아도 여러 번 바닥을 칠 수밖에 없고,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날 때 속도와 체력이 중요하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내 마음의 여유인 것이다.
설령 커트라인 60점에 못 미쳐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처와 좌절도 아주 크지는 않다. 그래서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기도 쉽다. 이렇게 나는 여유가 생길 때마다 작은 목표, 부담 없이 달성할 수 있는 것, 60점으로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시험부터 시작해왔다. 그를 통해 성취감도 점점 커졌고 잦은 회복의 경험을 통해 회복탄력성도 단단히 가질 수 있었다.
그러니 너무 크고 높은 목표만 쳐다보며 지레 겁을 먹지는 말자. 고민만 하며 머뭇거리기보다는 일단 시도해 보는 것이 무엇보다 낫다.
-김태민, <인생 커트라인은 60점이면 충분하다>, 멜라이트,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