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지난해 여름 수도권 일부 지역을 습격했던 일명 '러브버그'가 최근 서울 은평구를 중심으로 대거 출몰해 관련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러브버그가 해충은 아니지만 생김새가 혐오감을 주고, 건물 내부·창문 등에 떼로 출몰하는 경우가 많아 주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러브버그의 모습.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김포시 지역에 러브버그가 다시 출몰하고 있다는 글들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은평구청에 따르면 이달 하루 1∼2건에 불과하던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지난 17∼19일 사흘간 500건을 넘길 정도로 폭증했다.
김포시에 거주 중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주말쯤부터 보이기 시작하던 벌레가 비 오고 나니 걸어 다닐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며 "두 마리가 붙어 있는 모습을 보고 찾아보니 지난해 여름 은평구 일대에서 많이 보인 '러브버그'라고 한다. 오늘 기겁해서 민원을 넣었는데 순차적으로 민원이 처리돼 당장 방역은 하지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벌레를 본) 아이들은 소리 지르며 뛰어가고 어르신들도 질색하고 있다"며 "벌레를 봤다면 민원을 같이 넣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혐오스럽다', '징그럽다' 등의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보통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이 벌레의 정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다. 주로 습한 곳에서 서식하고 크기는 1㎝ 미만인 해당 벌레는 인체에 무해하고 진드기 박멸에 도움을 주는 '익충(益蟲)'으로 분류된다.
다만 혐오스러운 생김새와 강한 번식력으로 인해 길을 걷는 행인들의 몸에 벌레가 달라붙는 것은 물론, 문틈이나 방충망 사이를 뚫고 집, 가게 안으로도 들어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러브버그는 주로 중앙아메리카와 미국 남동부 해안 지역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도권에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에 정착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보건당국은 러브버그가 출몰할 가능성이 큰 야산과 주거지역 경계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에 나선 상황이다.
러브버그가 떼로 출몰하는 경우가 잦아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퇴치법을 공유하고 있다. 예컨대 러브버그는 물기가 있는 곳을 싫어하기 때문에 많이 붙어 있는 곳에 물을 끼얹는 방법 등이 도움 된다. 또 러브버그는 밝은색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기에 어두운색 옷을 입는 것도 방법이다. 이외에도 가정용 살충제를 분사하거나 구강청결제를 활용한 기피제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