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체인저스]⑪ 5년만에 초동 580배 성장한 '아이들'

앨범 초동 5년만에 580배 상승
데뷔앨범부터 '셀프 프로듀싱'으로 개성갖춰
'자컨'으로 국내외 팬덤 확장에 도움

5년 전엔 2000장, 올해는 116만장. 걸그룹 ‘(여자)아이들’이 받은 ‘초동(일주일 앨범 판매량)’ 성적표다. 단순 비교하면 앨범 판매량이 5년 만에 580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상위 400개 앨범 판매량이 2460만장에서 8074만장으로 3배가량 늘어났음을 고려하더라도 엄청난 성과다. 아이들이 K팝 정상급 아이돌로 떠올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표다.

아이들 공연 사진(사진제공=큐브)

아이들은 남다른 성공 방정식으로 성장한 아이돌이다. 데뷔 6년 차인 이 그룹은 데뷔 앨범부터 지난달 발매한 미니앨범까지 리더 전소연이 모두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11일 현재 멜론 1위인 ‘퀸카’를 비롯해 최근 앨범 3개의 타이틀곡 모두 국내 음원 1위에 올랐다. 글로벌 인기도 상승 중이다. 이번 앨범을 통해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그룹 자체 최고 기록인 41위에 올랐다. 미국 대형 음반사를 통하지 않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음악성으로 호평을 받은 덕분이다. 아이들은 17일 서울을 시작으로 북미·유럽·아시아의 10개 도시를 순회하는 ‘월드투어’도 진행한다.

아이들의 소속사는 큐브엔터테인먼트다. 아이들의 흥행에 힘입어 큐브는 지난해 매출 1206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냈다. 2021년 매출은 719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이었다. 각각 67%, 520% 성장했다. 아이들의 데뷔 연도인 2018년(매출 345억원)과 비교하면 4배에 가깝다. 최근 3년 새 해외 매출도 66% 성장했다. 덕분에 1월 2일 종가 기준 1만5700원이었던 주가도 2만1400원(11일 현재)으로 36% 상승했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소중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아이들의 인기가 높아지며 음반, 음원, 공연 등 매출액 증대가 외형성장을 견인했다”며 “올해 큐브 매출액은 1540억원, 영업이익은 138억원을 전망한다”고 했다.

◇5년 만에 초동 580배 성장한 아이들

큐브의 주력 IP(지식재산권)인 아이들은 ‘성장형 아이돌’이다. 2018년 데뷔 앨범 초동은 약 2000장이었다. 최근 앨범 ‘I feel’은 초동 116만장을 기록했다. 걸그룹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아이들 자체가 곧 장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독특한 음악색깔이 대중을 사로잡았다.

아이들만의 색깔을 만든 건 ‘셀프 프로듀싱’이다. 이번 미니앨범 ‘I Feel’은 전곡(6개) 모두 멤버가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큐브에는 아이돌의 프로듀싱 능력을 강조하는 고유의 문화가 있다. 과거 ‘비스트’가 대표적이다. 용준형이 앨범의 수록곡 전부를 프로듀싱했던 적도 있었다. 비스트는 2012년 당시 ‘빅3(SM·YG·JYP)’ 이외의 기획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유럽을 포함한 ‘월드투어’를 진행했을 정도로 글로벌 인기를 얻었던 그룹이다. 이후 비투비·펜타곤 등으로 이어지던 큐브의 ‘셀프 프로듀싱’ 계보를 아이들이 이은 것이다.

큐브는 가수와 외부 작곡가의 경쟁을 거쳐 타이틀곡을 선정한다. 아이들의 데뷔앨범 타이틀곡이자 전소연이 작곡과 작사에 참여한 ‘라타타’ 역시 다른 2개의 곡과 경쟁했다. 당시 100여명이었던 큐브 전 직원이 투표에 참여했고, 라타타가 과반의 득표로 최종 선정됐다. 라타타를 통해 아이들은 데뷔 20일 만에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며 ‘괴물 신인’으로 불렸다. 경쟁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지난해 '톰보이'는 멜론 연간 차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누구보다 멤버를 잘 파악하고 있는 전소연은 적재적소에 파트를 분배하며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다른 멤버들을 '보석'이라고 칭한다.

영상 인력이 ‘최다’인 기업

지난해 첫 월드투어를 진행한 아이들(사진제공=큐브)

아이돌은 팬덤이 중요하다. 매출의 핵심인 음반·공연 수입의 근간이 팬덤이기 때문이다. 팬덤 확장을 위해 엔터사들이 공들이는 것이 이른바 ‘자컨(자체 콘텐츠)’이다. 아이돌의 소소한 일상 등을 담은 리얼리티 등 콘텐츠를 뜻한다. 큐브는 자컨에 진심인 회사다. 제작과 편집 등 영상 관련 인력이 26명이다. 모든 부서를 통틀어 가장 큰 비중이다.

영상팀은 아이들을 비롯해 비투비·펜타곤·라잇썸·조권 등 소속 아티스트의 자컨을 제작한다. 아이들의 경우 멤버 5명 모두를 합쳐 지난해 스케줄이 총 974건이었다. 이 중 자컨도 제법 많다. 특히 다른 곳에선 보기 어려운 ‘킬러 콘텐츠’가 있다. 녹음 비하인드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콘텐츠다. 프로듀싱 과정을 팬들이 직접 볼 수 있는 것으로 조회 수 수백만건을 기록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셀프 프로듀싱’을 하는 그룹이기에 가능한 컨텐츠다. 자컨은 당장의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국내외 팬층을 넓혀 잠재적인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산업IT부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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