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매일 천자 필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필사 콘텐츠는 일별, 월별로 테마에 맞춰 동서양 고전, 한국문학, 명칼럼, 명연설 등에서 엄선해 전달된다. 5월 말까지 필사한 내용을 '하루만보 하루천자' 게시판(goodbrainboard.asiae.co.kr)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밀리의 서재' 1개월 무료이용권도 증정한다.오늘 소개하는 현대시는 박인환의 <세월이 가면>이다. 박인환이 심장마비로 사망하기 일주일 전, 술자리에서 즉석으로 지은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작가의 실제 연애를 바탕으로 한 감상적 시로 보기도 하나, 6.25전쟁으로 인한 상처로 괴로워 하던 시인의 일생을 놓고 볼 때 전쟁으로 인한 우리 민족의 비극과 상실감을 나타낸 시로 평가받고 있다. 글자 수 224자.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비가 올 때도나는 저 유리창 밖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과거는 남는 것여름날의 호숫가가을의 공원그 벤치 위에나뭇잎은 떨어지고나뭇잎은 흙이 되고나뭇잎에 덮여서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박인환, <세월이 가면>
편집국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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