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영기자
"어, 이거 괜찮은 사업 아이템인데." 누구나 한 번씩 사업으로 대박 나는 상상, 해볼 것 같은데요. 제 주변도 직장 열심히 다니는 줄 알았는데, 사업가의 꿈을 버리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도 요새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어느덧 대기업 반열에 회사를 오르게 하는 청년 창업가 이야기들이 신화처럼 소개되곤 하죠. 하지만 젊은 기업가들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시선이 마냥 좋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일본에서는 15살 때 사업을 시작해 이러한 좌충우돌을 겪고, 어느덧 3년 차 최고경영자(CEO)가 된 고3 학생의 이야기가 화제가 됐습니다. 장녀로 어린 동생들을 돌보다가 생각한 창업 아이템이 대박이 난 것인데요. 오늘은 15살에 창업해 1년 만에 매출 3억 원을 찍은 청년 창업가 소소라 사장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소소라 사장은 15살 때 '주식회사 SOS'를 창업했습니다. 언론에 이름만 공개하고 성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미성년자 사업가기 때문에 노출에 부담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아이들의 미소를 만들고 싶다"는 슬로건으로 만든 회사는 어느덧 3년 차를 맞이했다고 합니다.
소소라 사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창업의 계기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언급했습니다. 그가 딸이 태어나자마자 어린이를 위한 자선단체에 거액을 기부한 뉴스를 보고, "나도 언젠가 어린이를 위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중학교 3학년, 진로를 고민할 때 이 일을 위해서는 창업밖에 답이 없다며 사업을 시작할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왜 아이들을 위한 사업을 꿈꾸게 됐을까. 소소라 사장은 "아이들의 목소리가 어른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답답함을 느낀 적이 많았다고 합니다. 공부를 못 하는 아이에게는 경제적인 사정이나 신체적인 문제 등의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고 "너는 성적이 나빠"라고 말하거나, 보수적인 교칙으로 학생들을 지나치게 억압하는 일들을 겪게 됐다고 합니다.
특히 일본은 자연 갈색 머리도 "원래 그렇다"는 확인증을 받아와야 하는 학교가 있을 정도로 보수적인 학교들이 여전히 남아있는데요. 이런 문제의식과 5남매 중 장녀로 아이들을 많이 돌봤던 배경도 창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소소라 사장은 중학교 3학년 11월, '모든 아이를 위해'라는 콘셉트로 '사용형 배포 광고' 회사를 차립니다. 보통 홍보나 사회공헌사업을 목적으로 유치원, 아동보호시설 등에 장난감이나 문구류를 기부하는 회사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평소에 사용하는 문구, 장난감에 홍보를 원하는 회사의 로고나 QR코드, URL 등을 인쇄해 배포하는 것인데요. 어른들은 추진하는 서비스, 만든 제품, 회사를 알리고 아이들은 공부에 필요한 학용품과 장난감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사업인 것입니다.
어린 동생들이 있다 보니 자연스레 어디에 기부를 하면 노출이 잘될 줄도 알고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용품에 광고하다 보니 TV 등 매체보다 아이와 보호자들에게는 노출되는 시간이 더 길다고 하네요. 실제로 회사 홈페이지에 있는 소개에서도 "저희는 사람을 돕는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처음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 사업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를 알아본 거래처들과 거래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학생 사업가가 어린이들을 위해 좋은 뜻으로 펼치는 사업이라는 것이 소문이 나서 창업 첫해에 3억원 매출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거래처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 인복을 타고났다"며 "2년 안에 수익 모델을 만들고 싶었는데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습니다. 현재 수익의 10%는 아동양육시설에 기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15세 학생 사업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곱지는 않았습니다. 창업 직후 지원금 등을 받기 위해 대학생들과 창업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겨뤄야 해 부담이 컸다고 하네요. 일본이 비즈니스에 있어서 격식을 강조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존댓말 사용이나 비즈니스 메일을 쓰는 데서 매너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소소라 사장은 이것이 모두 배움의 과정이라고 생각해 그때마다 "가르침을 받았다"고 말했는데요.
소소라 사장은 앞으로도 회사를 꾸준히 경영해나갈 생각입니다. 평일에는 학교생활, 동아리 활동을 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생활하다가 주말과 공휴일에 사장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요즘은 10대들의 고민 상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꼭 도전해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고민이 있으면 언제든 메일을 보내달라. 저라도 괜찮으면 상담해드리겠다"고 마무리를 지었는데요. 고3이라지만 어른만큼 단단한 모습에 '대견하다'가 아닌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소소라 사장의 대박 비결에는 주변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사랑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소소라 사장은 "정말 좋은 미래를 만들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라며 솔직하게 호소하기도 했는데요. 기업의 제1 목표는 이윤추구라지만, 더불어 잘 사는 기업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