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진기자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물류 부문이 내년 초 홍콩 증시 상장을 통해 최대 20억달러(약 2조64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알리바바 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차이냐오 네트워크 테크놀로지의 기업공개(IPO)는 지난 3월 창사 이래 최대 조직 변화를 발표한 이후 나온 첫 자금 조달 계획이다.
알리바바는 지난 3월 기존 사업부를 물류(차이냐오)를 비롯해 클라우드(클라우드 인텔리전스)·전자상거래(타오바오, 티몰)·배달 플랫폼(로컬서비스)·엔터테인먼트(디지털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6개의 독립 사업 법인으로 분할, 재편한다고 발표했다.
1개의 지주회사와 6개 사업 그룹, 소규모의 N개 하위 기업으로 나뉘고 주요 6개 그룹은 이사회를 구성해 별도 경영에 들어가는 '1+6+N' 체제다.
이번 물류 부문 상장은 구조조정 발표 이후 나온 첫 자본 조달 계획으로, 클라우드·전자상거래 등 나머지 5개 부문의 IPO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나머지 사업 부문들도 시장 접근성과 미국·중국의 정치적 긴장 악화 등을 고려해 홍콩행을 유력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리바바의 구조조정은 사업 그룹의 분할과 독립성 보장을 통해 그동안 중국 정부가 문제 삼았던 반독점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효과를 내기 위해 진행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을 기점으로 중국의 빅테크 정책이 견제에서 진흥으로 전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중국 규제 당국의 타깃이 됐던 다른 빅테크들도 알리바바와 유사한 전략(사업구조 재편과 IPO)을 펼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홍콩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증시에는 중국 빅테크 기업이 다수 상장돼 있지만, 중국 당국의 규제 불확실성으로 정책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홍콩 증시는 신규 IPO를 통해 15억달러(약 2조원)를 조달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2억달러) 대비 25% 증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