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읽다]달에서 쓸 산소는 흙 태워 만든다

NASA, 달 표토 가열 산소 추출 기술 개발

인류의 달 탐사ㆍ개척이 본격화되고 있다. 단기 체류 정도가 아니라 장기간 머물면서 우주 개척ㆍ과학 연구 전진기지는 물론 에너지 생산ㆍ광업ㆍ제조시설까지 구축될 전망이다. 만약 달 기지를 건설할 경우 시급한 과제는 사람이 먹고 마실 물과 산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달 지표면 밑에 물이 있지만 양이 적거나 비용ㆍ기술이 적잖게 필요할 수 있다. 이에 미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이 달에서 산소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달 표토를 태워 산소를 생산해 내는 기술을 성공시켜 관심을 끌고 있다.

달 기지 건설 상상도. 사진출처=NASA 홈페이지

NASA는 지난달 미 텍사스 휴스턴 소재 존슨우주센터에서 모의 달 토양을 이용해 산소를 생산해내는 데 성공했다. 특별히 고안된 반응기 내에 달 표면에 존재하고 있는 흙먼지와 동일한 성분의 토양을 넣고 초고온으로 가열했더니 일산화탄소(CO)가 발생했고, 여기에서 산소를 분리해낸 것이다.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달에 장기 거주가 가능한 전전 기지를 설치할 예정이다. 2025년 이후 실시될 달 착륙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NASA는 특히 달 표면에서 현지의 자원을 사용해 무기한 임무를 수행하는 '현지자원활용(In-situ resource utilization) 기술을 개발 중인데, 산소 생산은 이중 핵심 과제다.

NASA가 달 표토를 이용한 산소 생산 실험에 사용한 대형 열 챔버. 사진출처=NASA 홈페이지

이번 실험은 NASA의 탄소열 제거 시험팀(CaRD)이 달 표면의 환경을 모사한 4.6m 넓이의 대형 진공 열 체임버에서 실시했다. 고출력 레이저를 동원해 달 표면의 것과 동일한 토양ㆍ먼지를 가열해 성공적으로 산소를 생산해냈다. 특히 달과 유사한 진공 상태에서 내부 압력을 유지하면서 생성된 가스들이 바깥으로 빠져나오지 않도록 특수하게 설계된 체임버가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시설은 NASA의 기술적 준비 기준 6단계 인증을 받았다. 즉 실제 우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ㆍ기술로 실험이 진행돼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곧바로 적용될 수 있다. 이렇게 생산한 산소는 달 기지 내에서 호흡용은 물론 우주선 연료·산업용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다.

NASA는 또 이번 실험을 통해 일산화탄소를 감지할 수 있는 첨단 장비인 'MSolo( Mass Spectrometer Observing Lunar Operations)'를 사용해 관심을 모았다. 이 장비는 올해 내 달 남극의 얼음 채굴 실험을 위해 발사될 '극자원얼음채굴실험-1호(Polar Resources Ice Mining Experiment-1)'와 2024년 11월 발사 목표인 달 남극 탐사 무인 로버 바이퍼( Volatiles Investigating Polar Exploration Rover·VIPER)에도 각각 탑재된다.

애런 파즈 NASA 수석엔지니어는 "이 기술은 달 표면에서 매년 (재료로 쓰이는) 토양의 무게보다 수 배 이상의 산소를 생산할 수 있다"면서 "인류가 달에 지속적으로 거주하고 경제 활동(lunar economy)을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IT부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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