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훈기자
재활용되는 종이컵 코팅제·차량 무게를 크게 줄여주는 경량화 플라스틱 소재. 국내 화학 업계가 탄소 저감을 위한 다양한 플라스틱 활용 방안을 세계 시장에 내놨다.
SK지오센트릭이 선보인 고부가 패키징 소재인 EAA를 활용한 종이컵과 치약 패키징. 그간 종이컵은 플라스틱 필름을 분해하지 못해 재활용이 되지 않았지만 EAA를 도포한 종이컵은 재활용이 가능해진다. 사진=정동훈 기자
20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플라스틱 전시회 '차이나 플라스 2023'에서 글로벌 화학 기업들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여겨지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활용범위를 넓히는 다양한 제품과 소재 활용 방안을 내놨다
대표적인 것이 종이컵을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인 'EAA(에틸렌아크릴산·고부가 패키징 소재)'다. 종이컵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소모품이지만 재활용이 되지 않았다. 물이 종이컵에 스며들지 않도록 하는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재질의 코팅제를 바르는데 이 코팅제가 잘 분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원순환경제사회연구소는 국내에서 소비되는 일회용 종이컵이 연간 230억~260억개에 달한다고 추정한다. 이 중 재활용되는 것은 1.5% 수준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소각·매립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이 내놓은 EAA는 종이컵의 재활용을 가능하게 한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종이컵에는 PE(폴리에틸렌·열에 강한 플라스틱 소재)를 20마이크론의 얇은 필름을 붙이는데 재활용할때 잘 떨어지지 않아 재활용율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반면 EAA는 1~2마이크론 두께로 뿌리기만 해도 방수 등 기존 종이컵의 방수 기능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장재용 접착제로 개발한 EAA는 멸균팩, 육류 진공 패키징부터 골프공, 강화유리까지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현재 EAA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SK지오센트릭을 포함해 다우 등 글로벌 화학 업체 3~4곳 정도다. SK지오센트릭은 미국과 스페인에 EAA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중국에 공장 2개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이 선보인 탄소복합섬유를 활용한 배터리 팩. 사진=정동훈 기자
국내 기업들은 전기차 급성장에 따라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경량화 소재를 선보였다. 전기차용으로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차량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소재가 각광받고 있다. 공차 중량 1500㎏인 차량 무게를 약 10% 줄이면 연비는 4~6% 향상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이에 따라 금속을 대체하는 플라스틱 신소재가 배터리팩, 범퍼 등 여러 분야에 쓰이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모듈 등 프레임 소재와 함께 탄소나노튜브(CNT)를 전시대에 올렸다. CNT는 전기와 열전도율이 구리 및 다이아몬드와 동일하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신소재다. 배터리에서 전기와 전자의 흐름을 원활하게 돕는 도전재 등으로 활용한다. 롯데케미칼은 열가소성 폴리올레핀(TPO)을 활용한 배터리 모듈 칸막이와 탄소복합섬유를 활용한 배터리 팩을 선보였다. 코오롱 플라스틱은 1200도의 화염을 10여분가량 견딜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한 전기차 배터리 커버용 소재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