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온유기자
세종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집값이 가장 많이 추락한 경기도 광명 부동산 시장에서 ‘반등 거래’가 속속 등장했다. 최근 광명역·광명뉴타운 일대 실거래가가 직전 거래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조심스레 ‘집값 바닥’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다만 올해 광명에서 1만 가구 이상 물량이 분양될 예정이어서, 집값 추가 하락 우려는 여전하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광명 일직동 유플래닛태영데시앙 84.86㎡(전용면적)는 지난달 9일 11억4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 아파트는 광명 집값이 급락하던 지난 1월 최저가 9억1000만원에 팔렸는데, 두 달 만에 2억2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맞은 편 광명역센트럴자이 84.85㎡ 역시 지난달 23일 10억60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는데, 직전 실거래가 9억5000만원(1월)과 비교하면 1억1000만원이 상승했다.
재개발과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한창인 광명동·철산동 일대에서도 반등 거래가 나오고 있다.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철산주공 13단지 121.26㎡는 지난달 3월 12억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거래인 지난해 12월 매매가 9억5000만원보다 2억5000만원 비싸게 팔렸다.
최근 실거래가는 모두 부동산 급등기에 나온 최고가에 한참 못 미치는 가격이나, 이전 거래보다 상승세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시장 회복 징조로 읽힌다. 광명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직전 거래보다 높은 실거래가가 뜨면서 집주인들도 호가를 올리면서 눈치싸움 하는 중"이라면서 "고점 대비 한참 낮지만 급매물이 빠지면서 조금씩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광명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 변화는 한국부동산원 집값 통계에서도 읽힌다. 3월 넷째 주 광명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0.01%로 보합에 가까웠다. 지난해 5월 넷째 주(-0.01%) 이후 8개월 만에 하락률이 가장 낮았다. 경기도 평균 하락률 -0.24%와 비교해도 폭이 좁다.
광명은 서울 구로구·금천구와 맞붙어 있어 부동산 시장에서 ‘준서울’로 통한다. 서울과 가까워 주거 선호도가 높다. 여기에 신안산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호재가 겹치면서 지난 부동산 급등기 아파트값이 크게 뛰었다. 상승 폭이 컸던 만큼 부동산 침체기의 여파도 컸는데, 광명(-15.41%)은 지난해 세종(-16.74%)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하락 폭이 컸다. 하지만 최근 1·3 대책으로 규제지역에서 해제되고,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판단하에 매수세가 모이면서 시장에 회복의 기운이 돌고 있다.
다만 광명 부동산 시장의 온기가 ‘공급 폭탄’에도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광명 분양 예정 물량은 1만3626가구다. 경기도 전체 분양 예정 물량이 8만4250가구인데 1만 가구가 넘게 공급되는 곳은 광명이 유일하다.
당장 이달 광명뉴타운 1구역인 ‘광명자이더샵포레나’가 분양된다. 총 3585가구 중 776가구가 일반 분양 몫이다. 이 외에도 광명뉴타운 4구역인 광명센트럴아이파크(1957가구)와 2구역 베르몬트로광명(3344가구), 5구역(2878가구), 철산주공 10·11단지 재건축(1490가구) 등이 분양에 나선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광명은 서울과 가까운데다 서울로의 교통 호재가 있어 집값이 뛴 만큼 서울 부동산 시장이 개선되면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다만 ‘공급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는 만큼 공급 폭탄으로 집값 하락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