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LG家 어른들은 소송 반대

LG가(家) 세 모녀가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 분할 소송을 건 것과 관련해 집안 어른들은 대부분 소송에 반대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75년 동안 경영권은 물론 재산 관련 분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던 LG 집안에 재산을 둘러싼 싸움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른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제기한 세 모녀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쉽게 뜻을 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LG㈜ 지분 보유 현황을 보면 구 회장 일가 친척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회사 지분은 41.7%다. 이 가운데 구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4.20%)와 여동생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2.92%), 구연수씨(0.72%)가 보유한 LG 주식은 모두 7.84%로 다른 구씨 집안 여성들보다 많다. 장자에게 재산 대부분을 상속하고 경영권을 맡기는 이른바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고(故) 구본무 선대 회장이 윗 세대로부터 더 많은 재산을 상속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 모녀를 제외한 LG 집안 여성 대부분은 1% 이하 LG 지분을 보유 중이다. 구본무 선대 회장의 여동생인 구훤미와 구미정씨는 지분율이 각각 0.28%, 0.69%에 불과하다. 또 고 구인회 창업회장의 딸인 구자영씨도 보유 지분율이 0.34%밖에 되지 않는다.

LG에 정통한 재계관계자는 "원칙과 전통을 중시하는 LG 집안 내부에서도 세 모녀가 제기한 재산분할 소송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말했다. 소송에 들어가기 전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과정에서 집안 내에서도 논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집안 어른들은 '재산을 두고 다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가풍을 지키기 위해 양해와 이해 속에서 장자에게 재산과 경영권을 넘겨줬는데, 이제와서 가족 간 합의를 버리고 법정 비율대로 상속을 해달라는걸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LG 내부에선 75년 동안 경영권은 물론 재산 관련 분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사실을 자랑으로 여겨온만큼 이번 소송이 가족간 불화로 번지지 않을까 염려도 큰 상황이다.

LG는 구 선대회장 별세 이후 5개월 동안 가족 간의 수차례 협의를 통해 상속을 끝냈고, 상속 완료 후 4년이 넘어 이미 제척기간(3년)도 지난 만큼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가족간 상속 싸움이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LG 주가는 연일 상승 중이다. 13일 8만8300만원에 마감된 LG 주가는 장중 9만원을 돌파해 52주 신고가도 경신했다.

산업IT부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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