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길기자
대통령 특사로 스페인 등 유럽 3개국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친환경 에너지 기업인들과 만나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2일(현지시간) 풍력터빈 제조 세계 1위 기업 덴마크 베스타스의 헨릭 앤더슨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최 회장은 해상풍력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베스타스와 협력을 확대, 한국을 허브로 베트남 등 동남아로 진출하자고 제안했다. 또 해상풍력 뿐만 아니라 수전해기술을 통한 그린수소 개발 및 판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십 강화를 제안했다.
헨릭 앤더슨 CEO는 "급성장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사업 허브로서 한국이 최적의 국가"라며 "SK와 해상풍력 분야 협력을 진전시키고 그린수소 개발 및 친환경 전기 기반의 전기차 충전시설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도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베스타스는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서 한국 내 3억달러 규모의 풍력터빈 생산공장 투자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의 한국 이전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최 회장은 같은 날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투자운용사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CIP)의 야콥 폴슨 CEO와 만나 해상풍력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수소, 소형모듈원전(SMR) 등 친환경 에너지 전반에 걸친 협력방안도 논의했다.
최 회장은 CIP 측에 해상풍력을 넘어 안정적인 수소 생산 및 해외 수출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CIP 측은 SK와 협력을 확대해 갈 의지가 크며, 전남 신안 해상풍력 단지 공동 개발과 부유식 해상풍력, 그린수소 개발 등에서 공동투자 및 개발에 관심을 보였다.
또 CIP는 덴마크 정부와 북해에 추진 중인 복합 신재생에너지 시설인 인공섬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SK와 한국과 공조를 제안했다.
CIP는 2018년 국내에 CIP코리아를 설립하고 전남과 울산 지역에서 고정식?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진행중이다. SK E&S와 2020년 합작법인 전남해상풍력을 설립, 신안군 해역에서 900㎿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사업허가를 받아 '전남1' 사업을 조만간 착공할 예정이다.
이어 최 회장은 3일 포르투갈 에너지 종합기업 갈프의 필리페 시우바 CEO와 면담을 가졌다.
최 회장은 "갈프사가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 SK그룹과 유사하다"며 배터리?수소?SMR 등 신재생에너지 및 순환경제 전반에서 협력 기회를 발굴해 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양사는 해상풍력, 리튬 정제, 바이오 연료 개발, 전기차 충전시설 등 협력 범위를 지속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SK 관계자는 “한국과 포르투갈의 최대 에너지 기업간 최고위급 면담이 이뤄짐으로써 양국의 에너지 전환과 녹색성장 비전을 민간 차원에서 선도하며 경제협력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스페인을 방문한 1일 레예스 마로토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장관과 만나 양국의 경제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최 회장은 스페인 최대 에너지기업인 렙솔과 오랜 신뢰 구축의 결과 성공적인 사업 성과를 내고 있는 고급윤활유 생산 합작법인 '일복'의 사례를 소개하며, 양국간 적극적인 상호투자 및 인력교류 확대를 제안했다.
SK 관계자는 "기업인이 특사 역할을 맡게 되어 엑스포 유치 지원을 계기로 유럽과의 구체적인 경제협력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을 매개로 글로벌 시장을 지속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