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육박하던 한전채 금리…올해 3%대로 '뚝'

[아시아경제 세종=이동우 기자] 한국전력공사 채권(한전채) 발행금리가 3%대로 하락했다. 시중 채권시장 자금을 빨아들였던 한전채 금리가 연 3%대로 떨어진 건 5개월만에 처음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기준 3년물 한전채 발행금리는 3.923%를 기록했다. 한전채 금리는 지난해 10월 연간 최고점(5.825%)을 경신한 이후 같은해 12월 4%대를 기록하며 내림세를 보였다.

앞서 한전은 대규모 적자로 인한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해 한전채 발행량을 30조원까지 늘린 바 있다. 우량 채권인 한전채를 월평균 최대 3조원씩 발행하면서 일반 기업의 회사채가 외면받는 구축효과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한전채 발행 금리가 3%대로 하락한 배경에는 최근 시중 금리가 기준 금리를 밑도는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다. 채권 시장에서 사실상 기준 금리 3.50%를 고점으로 인식하면서 기준금리 보다 낮은 국고채를 팔고 한전채 및 회사채를 사들였다는 분석이다.

기관 투자가들의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최우량 신용도인 한전채로 눈을 돌리면서다. 실제 시중 금리의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330%로 기준 금리를 0.1%포인트 이상 밑돌고 있다. 반면 한전채는 공사채 입찰에서 한전채 2년물 1800억원을 연 3.836%, 3년물 3200억원을 연 3.870%에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전기 요금 인상에 따른 한전의 적자 폭 감소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13.1원 인상하면서 지난해 30조원에 달하던 적자규모는 올해 10조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전채 금리가 올해 3%대 수준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채 발행 금리가 3%대로 내려온 것은 국채 금리 영향이 크다"면서도 "국채 금리 변동성의 영향을 받겠지만 한전채만 놓고 본다면 금리는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전은 올해도 경영자금 확보를 위해 20조원가량의 한전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국회에서 한전채 발행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총액의 2배에서 5배로 늘리는 한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당분간 한전채가 한전의 주력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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